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빨간불 켜진 청소년 건강 ②]10~20대 10명 중 1명은 당뇨병 전 단계
-서지영 을지병원 교수 연구
-6400여명 대상 당화혈색소 측정
-10~14세 중 5.45%가 당뇨 전 단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중학생 이모(13)군은 저녁식사를 거의 편의점에서 해결한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곧장 학원으로 가는데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따로 없다보니 수업 시간 사이 휴식시간에 학원 건물 1층에 있는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다. 친구들과 주로 먹는 음식은 사발면, 냉동 만두, 컵밥 등이다. 어느새 이런 단짠 음식에 길들여진 이군은 이제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집밥이 심심해 맛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 단짠 음식에 중독된 이군의 건강은 괜찮을까.

우리나라 10~20대 청소년과 젊은 성인 10명 중 1명은 당뇨 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서 조사된 비슷한 연령층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서지영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및 젊은 성인의 당화혈색소의 정상분포’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당화혈색소(HbA1c)란 당뇨병의 조절 및 합병증을 예측할 수 있어 당뇨병 진단과 치료에 가장 유용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정상적인 당화혈색소 수치는 5.7%미만이다. 반면 5.7% 이상이면 당뇨 전단계로 향후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6418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한국 소아청소년 및 젊은 성인의 당화혈색소 평균값은 5.37% 조사됐다. 나이대로 살펴보면 10~14세가 평균 5.45%로 가장 높았고 15~19세(5.40%), 20~24세(5.31%), 25~29세( 5.34%)로 나타났다. 10대는 평균 5.42%였으며 20대는 평균 5.32%이었다. 성별로는 남자(5.38%)가 여자(5.35%)보다 높았으며 조사 대상자 중 10%는 당뇨 전 단계 기준인 5.7% 이상의 수치를 나타냈다. 이 수치는 미국 3차 국가건강영양조사에서 발표한 비슷한 연령대의 백인(4.90%), 흑인(5.10%) 당화혈색소 수치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서 교수는 “원인은 불분명 하지만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삼는 아시아권 식습관과 당화혈색소와 관련 있는 적혈구 대사가 인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10~14세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사춘기 때 인슐린 저항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서지영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서울대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와 공동연구한 것으로 SCI급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18년 1월에 게재됐다.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