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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엔 ‘미소’, 동맹국엔 ‘분노’…“두 얼굴의 트럼프”
WP “G7회의, 짜증스러운 의무에 불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그 태도가 3일 전 G7(주요 7개국) 회의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북미정상회담 직전까지 주요 동맹국에 맹공을 퍼붓던 과격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시종일관 부드러운 태도로 임했다는 설명이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이날 중립국인 싱가포르 휴양지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 대좌했다. 

두 정상은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 양쪽에서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서서히 걸어나와 약 12초간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을 꼭 잡으면서도 평소에 즐기는 ‘거친 악수’를 하진 않았다. 이어 김 위원장의 어깨를 툭툭 가볍게 치는 등 친근한 제스처를 보였다.

이어 단독회담장에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말이 맞다”며 재차 악수를 청했다. 또 김 위원장을 향해 엄지를 추켜올리기도 했다.

WP는 “김 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권 학대자이자 전체주의적 핵무기 수집가로 여겨질지는 몰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처음 만난 순간만큼은 영광이라고 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는 지난 8~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G7 회의 때와는 딴 판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G7 회원국이자 미국의 주요 동맹인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내내 각국 정상과 신경전을 벌이며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당시 당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팔짱을 끼고 무표정한 얼굴로 준엄하게 앉아있었다”며 “미국의 가장 오랜 동맹국의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복 무역정책으로 세계 질서를 깨뜨려선 안 된다고 간청했다”고 했다.

이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관세장벽 철폐와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강조하는 G7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반발해 공동성명 승인을 거부했다. 싱가포르에 도착해서도 트뤼도 총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WP는 “퀘벡에서 열린 G7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짜증스러운 의무였지만, 김 위원장과의 대화는 역사를 위한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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