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는 분명 매력적인 과일이지만 다루기도 까다로운 걸로 유명하다. 나무에서 수확한 뒤에도 숙성이 지속되기 때문에, 가장 맛있고 신선한 시점을 따지기 쉽지 않다. 너무 서둘러 껍질을 벗기면 딱딱해서 먹을 수 없고, 시기를 놓치면 색이 변하고 식감이 떨어진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이 문제에 매달렸다. 연구 끝에 아보카도의 신선함과 최상의 맛을 오래 유지하는 해결책을 내놨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어필 사이언스(Apeel Sciences)'는 재활용 식물 물질을 활용해 아보카도의 품질을 높이고 부패를 늦추는 방법을 고안했다.
회사의 핵심 기술은 어필(Apeel)이란 혼합물이다. 이 혼합물을 아보카도 겉표면에 발라 '코팅'을 한다. 어필 사이언스의 홈페이지에 나온 설명 자료를 보면 이 혼합물은 아보카도 속의 수분을 오래 유지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그 덕분에 아보카도의 산화, 즉 부패를 늦출 수 있다는 것. 즉 어필이란 혼합물을 발라서 과일의 수분 손실을 막는 2중 보호막을 설치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어필이 화학 물질로 이뤄진 '방부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필은 채소나 과일의 껍질, 씨앗 속에 든 '지질'을 뽑아 만든다. 이 혼합물은 단지 아보카도만를 겨냥해 개발된 게 아니다. 딸기, 오렌지 등 다양한 다른 과일과 채소에 적용해 신선도를 오래 지킬 수 있다.
어필 혼합물을 발라둔 아보카도는 그렇지 않은 것보다 신선한 상태가 최대 2배 길게 유지된다. 어필 사이언스는 이 기술은 과일 생산자와 유통업자, 판매업자들이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이 회사의 기술에 관심을 보냈다. 식음료 전문매체 이터(Eater)의 보도에 따르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도 어필 사이언스에 투자를 결정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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