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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국 찾은 고려인 4세 “우리도 동포인데…”
3세까지만 ‘재외동포법’ 적용
‘고려인동포 특별법’ 국회 계류


#. 20대 카자흐스탄 고려인 A씨는 벌써 3차례 한국을 오갔다. 그의 체류기간은 3개월 남짓. 한국에 와서는 공장과 건설현장 등을 돌며 일을 한다. A씨의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는 현재 카자흐스탄에 있다. 한국에서 일을 하고 싶은 A씨지만 고려인 4세 A씨는 ‘재외동포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할 수 없다. 체류기간을 넘기면 한국에서 그는 불법 이주노동자 신분이다. 그런데 1930년대를 전후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고려인들은 벌써 4세, 5세까지 탄생했다. 고려인 4세를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은 차갑다. 재외동포법상 재외동포 비자(F4)의 적용이 해외동포 3세까지만 인정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 고려인 3세의 자녀인 4세들은 가족 동반 비자로 한국에 머물 경우, 성인이 되면 한국을 떠나야 했다. 법무부가 지난해 9월 고려인 3세 부모와 입국한 고려인 4세들은 ‘동반비자’로 거주가 가능하도록 임시 해법을 내놨지만, 임시 조치일 뿐이다. 국내에 머무르는 고려인 4세들은 어려운 생계조건에 놓이곤 했다.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4세들은 일정 기간마다 한 차례씩 체류 연장을 진행해야 하고, 한국에 혼자서 체류하고 있는 고려인들은 여전히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불법체류자 상태로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이 지난해부터 이같은 문제에 개선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국회가 고려인 관련 특별법을 준비했지만, 해당법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된 상황이다. 김영숙 고려인 지원센터 ‘너머’ 사무국장은 “올해 2월 고려인과 관련된 특별법 제정이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서 “상당수는 한국에 들어와 파견직으로 일하는데, 사고가 나거나 임금체불 문제가 생기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했다.

고려인들은 지난 1930년대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로 이동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다. 당시 일본과의 충돌을 우려한 소련 정부는 한반도와 간도 등지에서 일제의 수탈을 피해 연해주로 빠져나온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현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는 30만~40만명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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