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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통령 “300시간 더 일해야 하는 한국, 바로잡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발언 초입부에서 약간 쉰 듯한 목소리로 말해 관심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후 감기몸살로 탈이나 대통령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 지난달 28일 후 첫 회의 주재
- 文 “과로사회 벗어나려다 대통령이 탈났다” 농담도 곁들여
- 노동시간 줄면 노동생산성 향상 연구 결과도 인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월부터 실시에 들어간 ‘주 52시간제’ 근무가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노동계와 경영계,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감기몸살을 앓은 것과 과년, ‘과로사회’를 벗어나려다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말을 전하면서는 ‘민망하다’는 말도 보탰다.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인용해 ‘52시간’ 근무 제도 정착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대통령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우리 정도 수준을 갖춘 나라 가운데 우리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나라는 없다. 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 더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2016년 한국 노동자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52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오래 일하는 멕시코(2348시간)에 이어 두 번째 장시간 노동 국가다. 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은 1707시간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회의 주재엔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감기몸살 때문에 탈이난 탓에 지난달 28일 이후 부터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휴식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 주재가 시작되자 수보회의 참석자들이 박수를 친 것도 문 대통령의 건강 회복을 환영키 위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첫 머리에서 “다들 안녕하십니까. 몸살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오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그런 말까지 듣게 되었으니 민망하기도 하다. 이번 주말에 다시 중요한 해외순방이 시작되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첫 안건인 ’주 52시간제’ 관련 “어제부터 노동시간 단축이 시작이 됐다. 과로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 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며 “또한 독일 등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일자리를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습관적인 장시간 연장노동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다”며 “주당 노동시간이 1% 감소할 경우 노동생산성이 0.79% 상승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연구 결과도 있듯이 우리 기업들도 높아진 노동생산성 속에서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로로 인한 과로사와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졸음운전을 방지하여 귀중한 국민의 생명과 노동자 안전권을 보장하는 그런 근본 대책이라는 점”이라고 52시간제 도입 의미를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노동시간 단축은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이 된다. 또 정부는 시행 초기 6개월을 계도기간으로 삼아서 법 위반에 대한 처벌에 융통성을 주기로 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많이 낮췄다”며 “그 취지를 잘 살려서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과 불안을 조속히 불식시키고, 제도가 현장에서 잘 안착이 되어 긍정적인 효과가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정 협력 등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주거비, 통신비, 의료비, 보육과 교육비 등 국민들의 필수 생활비 절감을 통해서 실질소득을 높이는 정부 정책들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시기 바란다”며 “이제 첫발을 내디딘 노동시간 단축이 빠르게 안착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동계와 경영계 물론이고 국민들께서도 마음을 함께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노동시간 단축 제도화 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29일 국무회의 자리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관련 “임금감소나 경영부담 등의 우려가 있지만,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함께 돌볼 수 있는 시간도 많아질 것”이라 말한 바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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