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불타는 지구, 내일은 더 뜨겁다”…폭염·산불 ‘일상화’ 경고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이크포트에서 소방관들이 번지는 산불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있다. 산불로 인해 LA 소방당국은 수천명의 주민들에게 대피ㆍ소개 경보를 발령했다. [AP 연합뉴스]

사하라 우아르글라 51.3·LA 42도…
도시화·토지이용 변화 등 피해 더 키워
유럽 대규모 화재…10년평균보다 40%↑
경제피해 막대…세계GDP 1230억弗 손실


전 세계 곳곳이 폭염과 산불로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이런 비극이 ‘일상화’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알제리 사하라 사막인 우아르글라 지역에서는 지난 5일 낮 기온이 51.3도까지 올라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그 다음 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최고기온은 42도를 찍었다.

최근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5월 중순부터 최고기온 32도 이상이 16일간 지속됐다. 여름철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가진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 등도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이들 국가의 평균 7월 기온은 15~21도였는데, 올해는 30도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기상의 유력한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첫손에 꼽았다. 여기에 올해는 제트기류의 양상 변화도 폭염을 부추기고 있다. 학자들은 탄소배출량이 늘고 기온 증가분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폭염이 ‘일상화’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레나 마나엔코바 세계기상기구(WMO) 부국장은 “올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기후변화를 고려하면 최근의 극단적인 열기는 놀라운 것도 아니다. 이것은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현재 벌어지는 일”이라고 NYT에 말했다. 


폭염으로 건조해진 지표층에는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도시화, 토지이용 변화 등으로 피해는 더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만 30헥타르(ha) 이상을 태운 산불이 450건 이상 보고됐다. 과거 10년간 연평균과 비교해 40% 늘어난 수치다.

스웨덴에서는 최근 몇 주간 이상고온과 가뭄 등으로 전국의 수십 곳에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2만5000ha가 불에 타고 약 1억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영국에서는 올해에만 과거 10년 평균의 4배에 달하는 1만3888ha가 산불 피해를 봤다.

지난 23일 아테네 북동부 마티 일대를 휩쓴 산불로 사망자는 현재 91명까지 늘었다. 폭염·강풍으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주민들은 차에 갇히거나 절벽 위 막다른 길까지 대피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최근 17번의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해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3일 자동차 화재에서 시작된 산불은 캘리포니아 북부 섀스타 카운티에서 서울시 면적에 절반에 달하는 340㎢를 태웠다. 고온 건조한 열풍과 험한 산세로 진화 작업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런던 소재 보함사인 로이드는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손실분을 1230억달러로 추산했다. 세계은행은 폭염에 따른 전 세계 생산비용 손실이 2030년까지 3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