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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 주저앉은 철로…다리…‘열차지연’ 큰 불편
교량이 아래로 주저앉은 야탑천 인근에 붙은 도로통제 현수막.

3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짧은 하천을 이어주던 교량이 아래로 주저앉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무원들은 구조물을 세우고 다리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0m 반경에 중학교가 입지해 있고, 인근에는 아파트단지가 밀집돼 있는 다리 ‘야탑10교’다.

연일 38도를 넘나드는 더위 탓에 한반도 전역에서는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분당에서는 노후화된 다리 인도쪽 측면이 아래로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고, 서울 금천구청역 인근 철로는 더위 탓에 이음매 한 곳이 끊겼고, 열차 운행이 한동안 지연됐다.

야탑 10교 문제가 발생된 것은 신고가 접수된 지난 29일 오후 10시께였다. 119상황실에 ‘다리에서 물이 샌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긴급출동했고 한쪽으로 주저앉은 야탑 10교를 발견했다. 이후 31일 출동한 분당구 관계자들은 임시조치를 진행했다. 분당구 관계자는 “교량 상단부는 아스팔트, 하단부는 콘크리트로 이뤄지니 온도에 따라 도로가 늘어들고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25년돼 노후화된 교량이 조금 더위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근에 있는 교량들 같은 시점에 건설됐다는 데 있다. 인근 야탑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은 대부분이 1993년 이전에 건립됐다. 분당신도시의 등장과 시작을 함께 하는 곳들이다.

인근에 있는 주민들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민 연상은(52ㆍ여) 씨 “인근 지역 다리들이 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는데 폭염 때문에 또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한동안 (야탑9교로는) 지나다니지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명수(29) 씨도 “너무 덥다고 다리가 무너지는 게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언제 다리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게 섬뜩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폭염 탓에 철로가 끊기며 부산행 차량들이 최장 1시간 30분가량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코레일 측은 “오전 8시께 ‘딱’하는 굉음과 함께 서울 발 하행선 금천구청역 인근 철로 2곳 중 한 곳의 이음매가 끊겼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본래 쇠로 만들어진 철로는 더위를 우려해 철로사이 간격을 떼어 두는 것이 관행이다. 하지만 철로가 곡선으로 꺾이는 경우 둘 사이를 연결해주는 이음매는 상황이 다르다. 철로사이 띤 공간을 두기 힘들다. 자연스레 더위에는 취약해진다. 더위가 이어질 경우 이음매가 있는 철로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사고로 경부선 등 노선의 시발역인 서울역 기차 플랫폼에는 열차들이 가득찼다. 출발한 열차들도 안전거리 유지와 선로 문제 해결을 위해 선로 상에서 정차하거나 서행했다.

인근 전철역 전광판에는 “폭염에 의한 레일절손 여파로 전동열차가 지연운행되고 있다”는 안내문구가 올라왔다. 

성남=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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