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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디자인포럼2018] 마리 관장 “모더니티에 대한 새 담론 제시할것”

  • 기사입력 2018-08-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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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무대 오르는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인터뷰
-연말 임기 만료 앞두고 연임 의지…”역량 보여주기에 3년은 짧다“
-“미술관 변화 시작, 국제 네트워크에도 성공적 진입”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새로운 목소리를 조명하는 포럼입니다. 그러한 강연 무대에 서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 시대에 일어난 모든 혁신을 지켜 본 열렬한 증인입니다. 포럼에 참여하는 청중들과 전문가 분들에게 저의 강연이 유익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제8회 헤럴드디자인포럼’에 연사로 참석하는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27일 서울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마리 관장은 “이제 아시아와 한국을 전방에 세워 모더니티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헤럴드디자인포럼 무대를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러한 담론의 생성과 확장을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디자인계가 주목하는 헤럴드디자인포럼이 오는 9월 14~15일 이틀에 걸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다. 15일 포럼의 무대를 여는 마리 관장은 ‘순수예술로서의 디자인’(Design as Fine Arts? Design and the museum of the future)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12월 3년차 임기 만료를 앞둔 마리 관장이 연임 의지를 밝혀 국내 미술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헤럴드디자인포럼 연사로서의 소감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서 연임 의지에 대한 포부를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마리 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1000여 명의 청중과 무대에서 만나는 소감을 밝혀 달라.
▶헤럴드디자인포럼은 국제적인 행사로, 내가 속해 있는 나라, 내가 사는 도시에서 포럼이 개최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자리에서 강연까지 하게 돼 영광이다. 사실 무대 위 좋은 점 중 하나는 조명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청중이 10명이든 1000명이든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강연 내용이 최종적으로는 수 천명에게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헤럴드디자인포럼에서 어떠한 주제로 강연할 것인지 미리 소개해 달라.
▶서구 문화에서는 ‘응용미술’과 ‘순수미술’을 분리해 사고하는 데 반해 동양권, 특히 한국에서는 공예가 근·현대미술의 한 장르다. 서구 모더니티는 그 본질을 디자인에 두고 있으며 ‘바우하우스’는 전세계를 장악했던 모더니티의 성배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아시아와 한국을 전방에 세워 모더니티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해야 할 때이며,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런 담론의 생성과 확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연임에 대한 관장의 생각은.
▶국립현대미술관 규모의 기관 내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3년은 짧다. 시간과 수단, 예산, 우수한 기량의 숙련된 팀, 관장과 함께 움직이는 조직이 필요하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깊이 있는 변화를 시작했다. 나는 미술관의 변화를 모색하고 기존의 여건을 개선해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명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첫 외국인 관장으로서 미술관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내·외부적인 도전과 제한적 환경은 무엇이었나.
▶1989년부터 외국 생활을 시작했다. 공공 부문 다수의 미술기관에서 관장으로 일하며 이사회, 장관, 시장, 재단 등 다양한 상부 보고 경험이 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효율성, 투명성, 협업, 문화 가치, 책임감, 공적신뢰, 조직도 등에 대한 국립현대미술관의 개념은 상당히 다르다. 기관은 본질적으로 변화 저항적이며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한국적 문화의 특수성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이를 토대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요한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세계적 위상의 미술관으로 성장시킨다는 과제를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술관에 대한 마리 관장의 장악력은 어느 정도였다고 평가하는가.
▶나는 평생 동안 벨기에,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각국의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이었다. 공공재정, 공공입찰, 여론, 공적신뢰 등 공공행정의 틀 안에서 일해 왔다. 그 중에서도 모두에게 개방된 최고 수준의 공공미술에 능통하다. 이전 경험과 비교했을 때,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은, 한국인 관장들조차도, 매우 큰 한계에 직면해 있다. 관장의 결정과 행동의 영역은 서구 문화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축소되어 있다. 짧은 임기 역시 관장의 입지를 매우 약하게 만든다. 현재 임기 시스템은 관장이 미술관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시점이 되면 떠나야 하는 구조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재량권이 매우 작은 상황에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나는 쉽게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매우 엄격한 편이기 때문에 그 동안의 성과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국내 미술계에서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소통의 문제와 더불어, 괄목할만한 전시 개최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과 같은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언어가 소통의 장벽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큰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일부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짧은 임기와 변화에 대한 저항 등의 요소가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즉흥적인 방식으로는 괄목할만한 전시를 만들 수 없다. 과거에는 3개월 만에 전시가 기획된 적도 있다고 들었다. 전문적인 미술관에서 이런 방식은 ‘죄악’으로 간주된다. 오랫 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러한 방식으로 일을 해 왔다. 그래서 나는 충분한 사전 연구, 이에 기초한 전시 및 수집이 선순환하는 관행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새로운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긍정적 변화와 가시적 성과는 분명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임기 초부터 미술관을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광범위한 국제 미술 네트워크를 내놓았다. 우리 직원들은 빠른 속도로 배우고 있으며 현재 미술관은 해외 주요 미술기관들과 함께 5년 안에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프로젝트를 사전 협의 중에 있다. 아울러 우리 미술관 전시 도록 일부가 국제적으로 보급되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특히 한국 미술계에서 파벌간의 다툼이 멈추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다수의 국내·외 미술계에서는 나의 성과를 인지하고 미술관의 달라진 모습을 환영하고 있다. 미술관은 관장의 출신 대학이 아니라 전시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외국인 관장으로서 개인적으로 꼭 성과를 이루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어느 한국 관장이라도 똑같이 꿈꾸었을 성공을 원한다. 내가 꿈꾸는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계 전문가가 높은 관심을 보일 만한 독창적인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해내는 존경 받는 미술관이자 한국 사회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MMCA의 전시프로그램이 국제 미술전문가, 예술가, 비평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세계적 위상의 기타 미술 기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사회에서 민주적 삶과 복지향상을 이끄는 주요 동력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 그러나 행정 규정 다수가 미술관이 날개를 펴고 높이 비상하는 것을 막고 있다. 가령 미술관에서 각종 수익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도 국유재산법상 이를 미술관에 재투자할 수 없다. 국가 예산을 절약하고 민간 자본을 유치해서 대규모 멋진 전시를 추진할 수도 있는데, 우리 미술관은 수익 사업을 통해 창출한 수익금을 사용할 수 없어 대형전시를 기획할 방법이 많지 않다. 또한 미술관은 책임운영기관이지만 책임은 많고 재량은 적다. 조직이나 인력에 대하여 관장이 필요에 따라 변경하며 운용할 수가 없다. 이를 위해 너무나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관련기관의 승인과 법령의 개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세계적 미술관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행정적 규제를 타파해야 한다. 또한 관료제적 운영방식으로는 학예적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어렵다.

-연임을 하게 된다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추진하고 싶은 정책들이 있나.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변화시키고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특히 학예부문 각 부서의 전문화, (출판물과 같은) 특정 생산분야의 고도화, 한층 높은 사업 목표 설정, 투자(예산)적 역량 강화, 미술관에 대한 적극적 재정 지원 성격으로의 미술관 재단 변화, 관료주의 탈피, 고생산, 고효율, 투명성 지향 등의 목표가 있다. 결국 목표는 하나다. 더 나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만드는 것이다.

-순수예술 종사자로서 헤럴드디자인포럼에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새로운 목소리를 조명하는 포럼이다. 특히 올해 연사 중 데얀 수직(Deyan Sudjic)은 디자인·건축 분야의 가장 훌륭한 비평가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강연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얻고 초청연사 분들과 나란히 강단에 설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나는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 시대에 일어난 모든 혁신을 지켜본 열렬한 증인이다. 포럼에 참여하는 청중들과 전문가 분들에게 나의 강연이 유익하기를 기대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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