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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 다녀온 날 ‘긴 낮잠’잠깐의 달콤함, 긴 후유증
피로감·통증·수면부족 등 ‘휴가후유증’ 호소
생체리듬 회복 위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도 한 방법


회사원 최모(26ㆍ여) 씨는 이달 초 닷새의 휴가와 앞뒤 4일의 주말을 활용, 8박 9일 일정으로 인도 여행을 다녀왔다. 중간에 하루는 아예 야간 열차에서 잠을 잤다.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외출할 때마다 옷이 땀으로 젖었고, 일정이 촘촘해 몸도 힘들었다. 하지만 주요 관광지를 휴가 한 번으로 모두 둘러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일상에 복귀하자마자 피곤한 탓인지 낮에도 졸음이 쏟아졌다. 계속된 폭염으로 에어컨에 의존해 지내다 여름 감기에 걸리는 등 고생했다.

꿀 같은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 일상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휴가에서 돌아와 최 씨처럼 권태감, 피로감, 수면 장애, 근육통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를 휴가 후유증 또는 휴가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아침에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낮에는 수시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낮잠은 가급적 자지 않는 것이 좋지만, 정 피곤하면 30분 정도는 괜찮다. 저녁에는 과음ㆍ과로를 삼가고, 일찍 귀가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가 기간 동안 식중독, 눈병 등의 몸의 이상이 발생해 나아지지 않는다면 악화되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에 순위 매긴 뒤 중요한 일부터 해 수면시간 확보=휴가 후유증이란 진단명이 존재하는 질병은 아니다. 김경우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휴가를 보내고 난 뒤 공통적으로 다양하게 경험하는 피로감, 시차 부적응, 과로, 목ㆍ어깨ㆍ허리 통증, 소화불량, 의욕이 없고 우울한 기분 등 여러 신체적ㆍ심리적 증상을 모두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며 “이들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이고 경미하지만, 단순한 휴가 후유증이 아닌 경우도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뇨병, 간ㆍ심장 질환, 신부전, 암 등 기존 만성 질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체중 변화, 피로감 등 여러 증상이 생기거나, 감염 질환 유행지에 다녀온 후 열이 나거나, 통증이 심해 잠에서 깰 정도로 아프거나, 쉬어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거나, 증상이 점차 심해지거나 할 때에는 휴가 후유증이 아니고, 다른 질병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휴가 후유증 중 대표적 증상은 바로 수면 부족이다. 수면 부족의 원인은 다양하다. 수면 환경이 바뀌고, 낯선 곳이라 깊은 잠을 못 잤거나, 시차로 인해 낮과 밤이 바뀌어 잠을 못 잤거나 했을 때 등이다.

다행히 대부분이 겪는 일시적 수면 부족은 수면 보충으로 해결할 수 있다. 충분한 시간에 걸쳐 양질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면에 방해되는 요인은 우선적으로 피해야 한다. ▷지나치게 긴 낮잠 ▷카페인 과다 섭취 ▷야간에 과도한 신체적ㆍ심리적 활동 ▷스마트폰 등 수면 전 밝은 빛 노출 등은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는데 방해가 된다.

종종 휴가 후 해야 할 일이 밀려 있어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면,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수면의 질은 떨어져 수면 부족이 심화된다. 수면 부족으로 인해 집중력이나 작업 능률이 더 떨어지면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더 증가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업무 활동, 취미, 모임, 봉사 활동을 포함해 해야 하는 일에 순위를 매긴 뒤 중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하고 중요도가 낮은 일은 과감하게 미루거나 포기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업무 피로도를 줄일 수 있도록 메모 활용, 바른 자세, 대인관계 기술 등 여러 방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 잠을 잤는 데도 계속 수면 부족을 느낀다면 혹시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관련 질환이 있지 않은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면 시간을 조절할 때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방법이 보다 수월하다. 낮에 졸릴 때 운동이나 신체 활동을 하며 참으면 밤에 잠이 더 잘 오게 된다. 아침에는 규칙적으로 일어나되, 억지로 깨지 말고, 아침에 해야 할 일을 만들어 잠자리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동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 주간에는 밝은 빛에 몸을 노출시켜 활동하고, 취침 시간이 다가오면 밝은 빛ㆍ과식ㆍ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은 개인별, 상황별로 차이가 많다”며 “시차가 많이 나는 지역에 장기간 머물렀다면 회복에 2주 이상 걸릴 수도 있어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규칙적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휴가지에서 흥미 있었던 문화 배워도 피로회복에 도움=휴가 이후에는 여러 원인으로 피로감, 우울감이 올 수 있다. 돌아온 일상과 현실이 재미가 없고 우울하게 느껴진다면 휴가 때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떠올리면 도움이 된다. 일상에서도 즐거움을 주는 요소를 찾거나, 휴가지의 음식, 언어, 문화 등을 배워도 좋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일상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면 왜 불행하게 느껴지는지 자신의 생활을 성찰해 보고 작은 변화를 구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며 “우울감, 피로감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장애가 된다면 우울증의 가능성에 대해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휴가 이후에는 각종 신체 질환에도 시달릴 수 있다. 특히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피부나 각막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피부가 붉게 변해 가려움이나 통증이 생기고, 눈에는 눈물 흘림, 통증, 눈부심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증상이 경미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심하다면 시력 손실이 클 수 있어 진료가 필요하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안 질환으로 눈물이 많이 나고 붓고, 눈꼽이 많이 끼고 충혈이 생긴다.

김 교수는 “주로 직접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병이므로, 흐르는 물과 비누를 이용해 손을 깨끗이 씻고 수건은 따로 써야 한다”며 “손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손으로 얼굴이나 눈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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