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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에 600억달러? 우리가 더 힘들다”…中 반정부 여론
중-아프리카 협력정상회의 시진핑(가운데) 국가주석[AP연합뉴스]

누리꾼들 “혈세로 퍼주기식 외교 그만해라”
“시진핑은 외교만 중시, 국민들은 나몰라라”
中 검열당국 인터넷 통제 강화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우리들(중국 국민)이 더 힘들다. 혈세로 퍼주기식 외교 그만해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프리카에 600억달러(약 66조8000억원) 투자를 약속하자 자국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시급한 내부 문제는 제쳐두고 해외 원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비난이다.

시 주석은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아프리카 협력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에 추가로 6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대출을 무이자로 전환하고, 올해 만기가 되는 부채를 연기해주는 한편 일부는 탕감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중국 내 비판 인사들과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600억달러는 위안화 4100억위안 규모다. 중국의 2017년 공공부문 예산지출을 보년 4100억위안은 최저생활보장비의 2.78배, 도시농촌주민 기본 양로보험 보조 비용의 2배, 사회복지지출의 6배 등에 쓰일 수 있다”며 조목조목 따졌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이렇게 많은 돈을 학교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 “P2P(개인간 거래) 때문에 수많은 가정이 무너졌다”, “돼지콜레라 피해, 홍수, 식량 부족…돈 쓸 곳이 얼마나 많은데” 등의 글을 올리며 국내 문제를 놔두고 엉뚱한 곳에 돈을 ‘살포’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프리카 지원에 대한 자국 내 반발이 커지자 중국 검열당국은 언론과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고 FT는 전했다.

관영 언론인 환구시보의 웨이보에는 관련 기사에 9178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모두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들도 힘 있는 나라들이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오래 머물기도 힘들다”며 원조를 정당화하는 기사를 올렸다.

최근 중국 정부가 대규모 해외 원조를 할 때마다 자국 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장학금’을 만들어 연간 4000만달러(447억원)를 실크로드 주변 제3국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제공하기로 하자 지난 5월 인터넷에서는 자국 학생보다 해외 유학생들이 장학금 등 혜택을 더 받고 있다는 불만의 글이 올라왔다.

한편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는 국제사회에서도 패권추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를 ‘신식민주의’라고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고립시키기 위해 아프리카에 금전외교를하고 있다는 평을 내놓았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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