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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위축?…‘고위험ELS’ 쓸어담는 큰손
그래픽=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5월 이후 ELS·ELB 발행규모 감소세
지난달 사모형 ELS만 증가세 전환
증권가 “자산가들, 위기를 기회로 활용”


최근 글로벌 증시 위축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및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대한 투자심리까지 함께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자나 ‘큰 손’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 ELS의 경우 지난달부터 발행 규모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는 셈이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ELSㆍELB는 공ㆍ사모를 통틀어 약 4조379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인 7월 발행규모(5조2093억원) 보다 15%가량 감소한 수준으로, 지난 5월 약 9조원이 발행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유로스톡스50지수에 이어 국내 발행 ELS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ㆍH지수)가 최근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탓에 환매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따른 재투자가 감소하면서 전체 발행규모 감소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ELS 시장 내 H지수에 대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H지수를 대체할만 한 다른 유망 기초자산을 증권사들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나 종목 등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간에 미리 정해놓은 범위(녹인 배리어)에 머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눈여겨볼 점은 전체 ELS 발행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기관투자자 및 자산가들이 투자하는 사모형 ELS의 경우 발행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지난 5월 1조6000억원을 웃돌았던 사모형 ELS의 발행규모는 이후 공모형 ELS와 마찬가지로 감소세를 나타내며 지난 7월 8800억원 수준까지 줄었지만, 지난달에는 911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ELS 시장 내 비중 역시 연중 최고 수준인 26.3%까지 늘어났다. 사모형 ELS의 상품 구조는 공모형 ELS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기초자산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가입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지수 급락 시기를 골라 ELS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수익을 조기에 확정지을수 있어 비교적 안정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사모형 ELS 발행의 증가세로부터 자금력 있는 투자자들의 동향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손실구간으로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 현 상황을 감내할 수 있는 자금력 있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금이 좋은 투자 시기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모형 발행이 증가했음에도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원금비보장형 상품의 비중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이는 시장에 대한 위험도 인식은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사모 투자자들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ELS 발행 규모가 줄어든 것은 증권사들이 기초자산을 다양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ELS 상품의 다변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향후 미ㆍ중 무역갈등이 봉합되면서 ELS 발행규모가 다시 늘어나더라도, 유로스톡스50, S&P500, 닛케이225, H지수로의 쏠림이 재연되면서 위험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를 것이란 설명이다. 이중호 연구원은 “향후 시장 변화에 따라 해외지수 1~2종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현재의 ELSㆍELB 시장 구조에서는 투자할 대상이 아예 소멸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초자산의 다양한 활용이 필요하며, 이는 시간이 들더라도 증권사들이 필수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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