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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3년간 배당·자사주 매입에 33조 원 사용”
[자료=한국거래소. 고용진 의원실 제공]
- 최근 3년간 배당ㆍ자사주 33조5000억원
- 지난해 상장사 전체 자사주 취득금액의 96.4%
- 고용진 “투자 통한 성장동력과 고용 확보는 도외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삼성전자가 매 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정작 영업이익을 재투자하는 대신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상장회사 배당 및 자사주 취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삼성전자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소요된 금액이 33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15조원이 넘는 금액이 자사주 취득과 배당에 투입됐다. 특히 지난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9조2209원은 유가증권 상장사 전체 자사주 취득금액의 96.4%에 해당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11조5797억)에 비해 149% 늘어난 28조8008억원으로 코스피 상장기업 전체(117조393억)의 24.6%에 달했다. 이 중 5조8263억원을 주주에게 현금 배당했다.

고용진 의원은 “배당이 주주에게 현금을 직접 손에 쥐어준다면, 자사주 매입은 주가상승을 통해 간접적으로 현금을 주는 간접배당이라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자사주를 배당에 포함하면 15조472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에 쏟아 부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1조8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오랫동안 자사주 매입정책을 사용하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2015년 7월 삼성물산 합병 논란이 불거지자, 10월29일 ‘주가부양’을 명목으로 11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에 4조2528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이듬해인 2016년에는 7조1393억원 수준으로 규모를 크게 늘렸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1월(2조4517억), 4월(2조5241억), 7월(2조181억), 11월(2조2270억) 네 차례에 걸쳐 총 9조220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3년 동안 상장회사 전체가 매입한 자사주 취득금액이 28조660억원이다. 삼성전자 한 기업이 전체 자사주 취득금액의 73.4%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3년간 배당금액을 총 합하면 12조8869억원에 달한다. 자사주와 배당을 합하면 33조5000억원이다. 3년간 당기순이익 52조6190억원의 63.7%를 주가부양에 쏟아 부은 셈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한 2015년 10월29일부터 올해 1월까지 삼성전자는 유통주식 1억4993만주 가운데 8.7%에 달하는 1307만주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주가는 130만8000원에서 253만9000원으로 94% 상승했다.

고 의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은 이재용 부회장을 위한 경영권승계 전략과 관련이 깊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분이 20%에 불과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묵인하고, 그 대가로 이 부회장은 주가부양과 배당확대로 외국인의 입맛에 길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삼성전자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고 있지만, 그 대부분을 자사주와 배당 잔치에 쏟아 붓고 있는데 어떻게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수 있겠냐”며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남은 이익을 다시 재투자해 미래의 성장 동력과 고용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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