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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2차 북미회담 수락했지만…‘뉴욕채널’은 신중모드?
대변인 “폼페이오 방북계획 없다”
정상회담 일정·의제 논의는 아직
美 조야도 신중론 목소리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본격적 준비 및 논의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북한과 다양한 수준에서 접촉하고 있지만, 당장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다만 “플랫 스탠리(Flat Stanely)가 호주머니에 구멍을 냈다. 그가 정말 (북한에) 가고 싶어한다”며 농담을 던지며 방북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플랫 스탠리는 미국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다.

당장 북미 소통창구로 꼽히는 뉴욕채널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일정 및 의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뉴욕채널에서 본격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내부회의를 거쳐 실무협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이후 현 단계에서 북미대화에 진전이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우리는 2차 정상회담에 열려있고, 이미 (북측과) 조율 중이다”는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볼턴 보좌관의 연설이 오전에 열리고, 백악관 정례브리핑이 오후 열린 것으로 미뤄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에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대북전략을 바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조야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신중론이 강한 상태이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은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미국의)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정상회담이 현 북핵협상 교착국면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돼 줄 수 있지만 지금으로썬 위험한 비즈니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신중하지 못한 ‘양보’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협상을 전담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 또한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N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이란이 재협상을 타진할 확률보다 북한이 비핵화할 확률이 더 낮다고 보기 시작했다”며 “북한과 수차례 직접협상 이후 회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이라는 미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약받았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볼턴 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2 차례 통화에서 “한미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히는 데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신중모드는 뚜렷한 성과없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행정관료들에게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난맥상을 폭로한 저서 ‘공포’(Fear)와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의 뉴욕타임스(NYT) 익명 기고문으로 최악의 정치스캔들에 직면한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문을 잠재우기 위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행정부 내에서는 뚜렷한 비핵화 성과없이 정상회담에 나설 경우 역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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