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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서특수학교 매듭] 나쁜 합의문…염치없는 재설명…눈물겨운 입장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손동호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오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문을 발표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1년전 서울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무릎 호소’ 까지 불러왔던 강서특수학교와 관련한 갈등이 일단락됐다. 막판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합의가 이뤄졌고, 서울교육청의 염치없는 재설명이 있었지만, 장애 학생 학부모들은 따끔한 지적과 조언이 담긴 입장문을 내면서 갈등을 마무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등 5개 시민단체는 ‘강서특수학교 건립 협약서 사태에 관한 시민단체 입장문’을 12일 발표했다.

이들은 먼저 지난 4일 서울교육청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강서특수학교 설립 반대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강서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협조를 하는 대신 한방볍원 유치, 설립하는데 협조하기로 한 것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고 꼬집었다. 대가성 합의로 말미암아 장애인 시설을 설립할 때마다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김성태 의원 측과의 합의문 도출 과정에서 ‘대체부지 마련에 힘써주어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언급이었다”며, “한 사회의 교육철학의 상징인 교육감이라면 부당한 압력은 과감히 거절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이 김성태 의원 측의 수년간 계속된 특수학교 건립 반대에 시달린 나머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합의문을 만들어줌으로써 애석하게도 상생과 조화라는 의미가 왜곡되었으니, 이에 대해서도 뼈아픈 지적으로 굳게 기억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감 소신대로 ‘한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이라는 지향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며, “합의문 사건이 촉발한 의심과 분노, 오해와 갈등의 골이 깊었지만, 이 입장문을 내면서 교육청과의 갈등을 마무려 하려고 한다”며 관용의 자세를 보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가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특수학교 설립합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서울교육청은 염치가 없는 재설명을 내놨다. 나쁜 합의에 대한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서울교육청이 내놓은 재설명에는 합의 취지와 상황 설명만 있을뿐, 사죄나 유감의 표시는 어느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먼저 김성태 의원과 비대위와의 합의 과정에서 장애인학부모들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주민들과 협의를 하지 못한 불찰이 있었다”, “세심한 사업 추진을 못했다” 등과 같은 설명만 되풀이 했다.

또 “이 상황 가운데에도 장애인학부모들께서 역대 교육감 가운데 특수교육에 가장 신경을 쓴 교육감이라는 평가를 해주고 있다”며, “한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위한 맟춤형 교육환경을 만들어 나가는데 주저히지 않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4일 서울시교육청과 김성태 의원, 비대위가 합의한 ‘강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합의문’은 분명히 나쁜 선례가 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서울교육청은 강서특수학교 설립에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인근학교 통폐합시 그 부지를 한방병원 건립에 최우선적으로 협조 ▷공진초 기존 교사동을 활용한 주민복합문화시설의 건립 ▷신설 강서 특수학교 학생 배정 시 강서구 지역학생 우선 배정 ▷기타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한 추가 협력 등이 담겼다.

더불어 서울교육청은 김성태 의원과 관련해 “어렵게 마련한 대체부지가 교육청과 주민간의 윈윈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지난 추진 과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도 담았다.

이에 대해 장애 학생 학부모들은 지난 5일 반박성명서를 내고 그러한 합의는 행정적,법적으로 불필요한 절차이며, 장애인 시설을 설립할 때마다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강력 항의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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