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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6년史 시어스, ‘우편’으로 유통혁명…‘AI 시대’에 무너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시어스 백화점[AP연합뉴스]
전통의 美백화점체인, 파산보호 신청
월마트 등 대형할인점에 이어 아마존의 온라인거래에 밀려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매우 슬프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로봇이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을 창고에서 찾아 배달 트럭까지 싣는다. 소형 비행선 같이 생긴 물류창고가 상공을 떠다니다 드론을 통해 소비자의 집 앞에 물건을 배달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15일(현지시간) ‘로봇과 드론이 어떻게 유통산업을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제하의 기사로 전한 미래상이다. 이날 126년 전통의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시어스 홀딩스는 뉴욕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신청서에 명시된 부채는 113억달러(약 12조8000억원)에 달한다. 시어스는 2011년부터 7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시어스는 월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매장에 이어 온라인 상점 아마존 등에 밀려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시어스는 1886년 리처드 시어스가 우편으로 시계를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거의 모든 미국 가정에 배달된 카탈로그를 통해 장난감, 자동차 등을 팔았다. 

시어스 백화점의 카탈로그[AP연합뉴스]

시어스는 1925년 시카고에 첫 점포를 열었다. 한때 3일에 한개 꼴로 새 점포를 개장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1973년 시카고에 당시 세계 최고 높이인 108층짜리 건물을 지을 정도로 사세가 확장됐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시어스에 데려가 옷을 사 입혔다. 시어스는 대형 업체 가운데 최초로 주차장을 만들어 미국 자동차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결국 사라지게 됐다. 시어스는 2005년 2300개 점포를 가진 대형마트 K마트를 합병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시어스와 K마트 매장은 687개에 불과하다. 10년전 30만2000명에 달했던 시어스 인력은 6만8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72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가 어렸을 때 시어스는 매우 큰 곳이었다”며 “매우 매우 슬픈 순간”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55년 최초로 ‘포천500’ 지수가 발표됐을 때 시어스, 보잉, GM 등이 포함됐다”며 “보잉, GM은 아직 남았지만 시어스를 포함 90%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시어스의 파산은 첨단기술이 도입된 유통업계의 변화 속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WSJ은 앞으로 로봇과 드론이 유통업계를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는 로봇이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물건을 커다란 통에 담는다. 근로자는 아직 로봇이 하지 못하는 작업인 박스에 물건 담기 등 일부를 담당한다. 하지만 로봇은 5년안에 창고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소형 비행선 같이 생긴 물류 창고 특허를 내기도 했다. 이 창고는 1000피트 상공을 떠다니며 드론을 통해 치약, 휴지 등과 같은 물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할 전망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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