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평양공동선언 이행 첫걸음 삐끗…10월 일정 대부분 무산

-10월 못 박은 北 예술단 서울공연 무산
-韓美 조율ㆍ北 불만 등 복합적으로 얽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첫걸음부터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남북은 지난 15일 고위급회담을 열고 평양선언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지만, 10월 중 계획했던 주요 대화와 교류ㆍ협력사업이 10월의 마지막 날까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우리 예술단의 평양 단독공연 ‘봄이 온다’ 관람 뒤 직접 제안하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양선언에서 10월로 못 박은 북한 예술단의 ‘가을이 왔다’ 공연은 무산됐다.

남북이 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에서 10월 하순과 10월 말로 각각 명시한 보건의료 분과회담과 체육회담도 열리지 못했다.

11월말에서 12월 초로 예정된 동ㆍ서해선 철도ㆍ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에 앞서 10월 하순부터 진행하기로 한 경의선 철도 현지 남북공동조사 역시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남북이 아직 협의중인 사안이 많다”며 “북측이 사정이 있는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보내오지 않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개성공단 시설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150여명의 방북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투자 기업인들의 자산점검을 위한 방북이라는 방향은 맞는데 일정은 아직 유동적”이라며 “북측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 교류ㆍ협력이 지체되고 있는 데는 다양한 배경이 거론된다.

우선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드러나지 않고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미 간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명균 통일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경의선 철도 북한 현지 남북공동조사 지연과 관련, “미국이 남북사업을 반대한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미국 측과 저희가 부분적으로 약간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관계 진전과 대북제재 사이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남측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31일 ‘장애물이 있는 한 순조로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남 사이의 화해협력과 평화번영의 새로운 역사적 흐름에 맞게 북남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법률적, 제도적 장치부터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응으로 시행한 5ㆍ24조치 해제를 주장했다.

아울러 북미 고위급회담과 실무회담, 그리고 2차 정상회담 등 미국과 본격적인 핵담판을 앞둔 북한으로서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동시에 진행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평양선언 이행을 위한 첫단추부터 어그러지면서 향후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