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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중간선거 D-4]6조원 사상최대 ‘쩐의 전쟁’…공화 ‘슈퍼도너’ vs 민주 ‘풀뿌리기부’
지난 22일 미국 텍사스주 유세에서 대규모 관중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양당, 선거비용 52억달러 추산
거액 기부 ‘슈퍼팩’은 공화가 압도
반(反)트럼프 정서로 개인 소액 기부는 민주 우세
기업ㆍ재계는 공화, 금융ㆍ투자업계는 민주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코앞으로 다가온 올해 미국 중간선거는 역대 최고 ‘쩐의 전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오는 6일 선거일까지 약 6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온라인을 통한 개인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얻고 있고, 공화당은 유력인사들의 거액 후원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양당이 총 52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쓸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간선거를 2주가량 남긴 시점에서 양당은 이미 47억달러를 썼다. 민주당 25억달러, 공화당 22억달러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42억달러를 넘긴 적이 없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7년 1월 1일부터 지난 9월 30일까지 민주당은 12억9000만달러, 공화당은 12억3000만달러를 모금했다.

이가운데 기업, 억만장자 등의 거액 기부 통로인 슈퍼팩(Super PACㆍ정치활동위원회)은 공화당 3억3700만달러, 민주당 2억8500만달러였다.

올해 전체 모금액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을 앞지른 것은 소액 기부 덕이다. 소액 기부는 보통 200달러(약 22만원) 미만을 말한다.

NYT는 “온라인을 통한 소액 기부가 민주당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수천만명으로부터 모은 돈으로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후보를 자금에서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 기부자들은 주로 대선 레이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을 뒷받침했다. 하원 선거에서 소액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상ㆍ하원 선거에도 소액 기부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69개 하원 최대 격전지에서 민주당은 소액 기부로 4600만달러를 모았다. 공화당 1500만달러에 비하면 3배에 달한다.

지난 31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유세에 나선 베토 오루어크 민주당 상원 후보. 오루어크 후보는 3분기에만 80만명 넘는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3810만달러를 모금했다. [EPA연합뉴스]

특히 PAC을 거부한 베토 오루어크 민주당 상원 후보는 지난 3분기에만 3810만달러를 모금했다. 공화당 텃밭 텍사스주에서 출마한 오루어크는 80만명이 넘는 유권자로부터 이같은 자금을 받았다.

이처럼 민주당에 자금이 몰리는 원인 중 하나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꼽힌다.

하지만 미국 정치단체 ECU(End Citizens United) 대표인 티파니 뮐러는 “이는 단지 트럼프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근본적 변화”라고 지적했다.

뮐러는 “민주당 후보들이 의회 선거에서 전통적인 자금 모금 방식을 뒤집고 있다”며 “민주당은 부패와 기업 자금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비판하며 소액 기부자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중간선거 일주일 전인 지난 30일 민주당 하원 선거위원회(DCCC)는 온라인 모금액이 1억달러(약 1100억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DCCC가 모금한 전체 2억5000만달러의 40%다.

온라인 기부자의 평균 기부액은 19달러(약 2만원)였다. 2016년 중간선거 일주일 전 온라인 모금액은 6700만달러였다.

줄리아 에이저 DCCC 최고디지털책임자는 “풀뿌리 기부자들로부터 지지가 분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민주당에 온라인 기부가 밀려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이에 반발하는 ‘여성들의 행진’이 개최됐을 때 120만달러가 모금됐다. 최근 성추문 논란을 일으킨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청문회 기간에는 88만7000달러가 모였다.

업계의 후원도 엇갈렸다. 국방ㆍ에너지ㆍ농업 분야 등 기업들은 공화당에 줄을 섰고,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금융계에선 민주당 후원금이 더 많았다. 미 상공회의소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고, 주식ㆍ투자업계는 민주당에 더 힘을 보탰다. 기업들이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감세 정책에 대한 선호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계는 공화당의 일방 독주를 우려해 민주당에 돈을 더 많이 낸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CRP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최고 메가 도너(거액기부자)는 카지노 재벌 셸던 아델슨 부부였다. 이들은 1억1300만달러를 공화당에 쏟아부었다. 셸던은 2012년 중간선거 때도 공화당 슈퍼팩에 9300만달러를 지원했다

2위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톰 스테이어로 5100만달러를 민주당에 보탰다. 스테이어는 최근 트럼프 지지자로부터 폭발물 소포를 받기도 했다.

3위는 억만장자인 리처드 유라인 부부로 3900만달러를 공화당에 지원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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