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둔화에 내부문제 겹쳐
인구고령화 장기부담 요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올해의 성장 전망인 2.5%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로, 기존 전망이었던 2.9%에서 0.6%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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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무디스-한국신용평가 공동주최 ‘2019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 미디어브리핑’에서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정부신용평가 담당 이사(왼쪽) 등 참석자들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무디스는 13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와 함께 ‘2019년 한국 신용전망’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며 이 같은 의견을 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정부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한국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단기적인 변수는 남북관계 긴장이 주는 지정학적 리스크”라며 “작년에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다고 봤으나 올해 남북관계 데탕트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이 잇따르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낮게 평가됐지만 아직 영구적인 남북긴장 관계 완화까지는 다소 요원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남북관계의 리스크가 한국 경제 성장률이나 정부 신용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한국 신용등급에 장기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변수는 인구 고령화”라며 “인구 고령화 때문에 재정 적자 폭과 채무가 늘어날 것이고, 강력한 구조조정이 없으면 고령화 비용 증가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즈만 이사는 한국 경제 성장률을 2.3%로 하향 전망한 것에 대해서도 “연초에는 글로벌 차원에서 양호한 성장환경을 전망했지만 한국은 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특히 수출부문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무역 불확실성뿐 아니라 여러 내부적 불확실성이 나타나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부분 G20 국가의 내년 성장률이 하향 조정됐고, 오는 2020년에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이나 선진국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성장둔화 배경에는 고유가가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 상당 기간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함께 자리한 크리스 박 무디스 기업평가담당 이사는 “미ㆍ중 무역갈등이 심해져도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면서도 “이런 갈등 심화가 예상 이상으로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 회사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sp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