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한국당 김성태ㆍ바른미래당 김관영ㆍ평화당장병완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 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저희가 제출한 예산에 대해 법정기한 내 끝내달라고 부탁하려고 왔다”며 “제가 책임지고 잘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통과시켜주면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로선 후임자에게 일할 수 있는 바탕을 잘 깔아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청와대가 예산심의 중 ‘경제투톱’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에 대해서는 “나름의 고려가 있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야3당 원내대표들은 김 부총리의 교체가 확정된 상황에서 예산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야3당 원내대표들은 예산안의 빠른 처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헌정사상 없던 이례적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내년도 나라살림을 국회에 심의해달라고 넘겨놓고 경제사령탑을 교체하면 어떻게 예산을 처리해야 하는지 야당으로서 매우 난감하고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없던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회가 이렇게 무시되는 상황 속에서 470조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국가 재정을 혼란 속에 심사할 것인지, 이에 대해 김 부총리가 과연 책임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솔직히 말하면 이런 식의 교체는 원하지 않았다”며 “교체 결과가 어떠하든 시장을 중시한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인사가 되길 원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경색국면이긴 하지만 예산은 예산이니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잘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루속히 국회가 정상화돼 예산심사도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4당, 심지어 정의당도 예산 통과를선거제도 개혁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선거제도 개혁이 이번 예산시기를 넘어가면 동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김 부총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을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는 발언의 취지에 대해 “정부직 인사는 인사권자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며 “예산심사 기한 내 재임하는 저로선 임기를 마칠 때까지 책임감 있게 일을 완수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 생각한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munja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