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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를로스 곤 회장 체포, ‘세계2위’ 닛산-르노-미쓰비시 동맹 깨지나
[사진=EPA 연합뉴스]

- 일본 도쿄지검, 회사 자금 유용 혐의로 19일 긴급 체포
- 세계 2위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 ‘3사 동맹’ 지속 위기
- 프랑스 정부 보유한 15% 르노 지분 3사 통합의 걸림돌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일본 검찰이 지난 20년간 르노와 닛산 자동차의 글로벌 동맹을 이끌었던 카를로스 곤 회장(64)을 자금 유용 혐의로 체포하면서 미쓰비시 자동차를 포함한 ‘3사 동맹’의 지속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곤 회장이 주도한 ‘닛산-르노-미쓰비시 3사 동맹’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 2위 자동차 업체로 성장했다.

‘미스터 해결사(Mr. Fix It)’로 불리며 3사 동맹을 글로벌 카메이커로 성장시켜온 곤 회장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에 긴급 체포됐다. 이날 저녁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이 3사 연합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연합사와 함께 긴밀하게 일할 것이며, 어떤 혼선이나 연합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해서도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시장 투자자들은 이번 곤 회장의 체포가 3사 동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증시에서 르노 자동차의 주가는 15%나 떨어졌으며, 닛산의 글로벌주식예탁증서의 가치도 11% 이상 하락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는 곤 회장의 체포와 관련해 ‘3사 동맹의 미래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우버나 테슬라와 같은 새로운 경쟁자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일각에선 이번 곤 회장의 체포를 둘러싸고 곤 회장과 일본 닛산 사장의 알력 다툼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파이낸설타임즈는 르노의 전직 임원의 발언을 통해 “그들(르노-닛산)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익명을 전제로 르노와 닛산 전직 임원들은 곤 회장에 대해 신뢰를 여전히 표시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두 회사를 한데 묶는 강력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닛산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사이카와 사장은 “회사의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며, 곤 회장의 역할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사이카와 사장은 “미래에 우리는 한 개인에 의존한 구조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것이며, 이를 위해 파트너와 이야기할 것이며 일하는 방식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사 동맹의 지속 여부는 정치적인 이슈와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WSJ은 프랑스 정부가 르노 지분의 15%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3사 동맹이 하나로 합쳐지는데 걸림돌이 되어온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보유한 르노 지분 매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이는 상상에 그치며 경제적인 이유로 지분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이번 곤 회장의 체포는 3사 동맹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구조인지에 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WSJ은 이번 곤 회장의 체포는 치열해지는 미래 자동차 경쟁에서 3사 동맹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할지, 아니면 과거 3개의 작은 회사로 되돌아갈지 테스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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