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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ㆍ1운동 세계 알린 앨버트 테일러 유품 첫 공개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 [제공=서울시]
-서울역사박물관,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전시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1919년 3ㆍ1운동과 수원 제암리 학살사건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 임시특파원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1875~1948)가 남긴 유품이 최초 공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증유물 특별전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전시회를 22일부터 내년 3월10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B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딜쿠샤는 테일러가 지난 1923년 건축해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될 때까지 20년간 아내와 산 집이다. 영국, 미국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라 일제강점기 근대 건축의 발달양상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을 뜻한다.

시는 딜쿠샤를 원형 복원해 시민에게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현재 복원작업을 위한 본공사를 앞둔 가운데 이번 전시에서 관련 유물이 우선 공개된다.

고종 국장 행렬 모습.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가 취재 도중 직접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서울시]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린리 테일러가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한 딜쿠샤와 테일러 가문 자료 1026점 중 310점이 전시 대상이다. 고종의 국장(國葬) 사진, 메리 테일러가 그린 한국 사람들, 딜쿠샤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예품, 경성의 도시 사진과 풍경화 등이다.

테일러가 취재한 3ㆍ1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린 1919년 당시 ‘뉴욕타임즈’와 ‘더 재팬 어드버타이저’ 기사도 처음 빛을 본다. 

메리 린리 테일러의 자서전 ‘호박목걸이’ 초고. [제공=서울시]
또 부인 메리 린리 테일러가 미국으로 돌아간 후 한국 생활을 중심으로 쓴 자서전 ‘호박목걸이’(Chain of Amber)의 초고도 공개된다. 자서전 제목이 된 호박목걸이는 메리 테일러가 남편에게 받은 결혼 선물이다. 자서전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사람들의 생활 모습, 민속 신앙 등 메리 테일러가 조선 땅에 살며 보고 들은 내용이 담겨있다.

전시장에는 테일러 부부가 딜쿠샤에 살 당시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1층 벽난로와 창문이 당시 사진과 기록물을 토대로 재현된다.

전시는 ‘테일러 가문 유물 기증’, ‘테일러 부부의 서울 생활’(1917~1922), ‘기쁜 마음의 궁전, 딜쿠샤’(1923~1942), ‘일제에 의한 강제추방’(1942~1948) 등 4개 주제로 구성된다.

제니퍼 린리 테일러는 “테일러 가문과 딜쿠샤 자료는 내가 소장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보존하는 게 더 의미 있다”며 “이 자료들은 3ㆍ1운동을 알린 할아버지의 추모와 딜쿠샤 복원사업에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시민이 테일러 부부와 딜쿠샤를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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