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음센터, 여성 창업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죠.”
‘핸즈플러스’의 유현진 이사가 ‘비채’ 스카프를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 초기 창업자들에 호평
-서울 자치구 최초 여성CEO육성 ‘창업지원실’ 운영
-저렴한 임대료ㆍ강의ㆍ수강 등 1석3조 혜택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확실히 자리를 잡아서 독립하는게 최종 목표죠. 여기서는 공예교육이나 공예창업교육도 할 수 있고, 교육을 통해 예비 조합원 제도를 둬서 나중에 조합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월세가 저렴하고,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초기 창업의 실패 확률을 현저히 떨어뜨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카프 천연염색 제조 및 디자인을 하는 협동조합 ‘핸즈플러스’의 유현진(37) 이사는 최근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에 입주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서울 송파여성문화회관 2층에 자리한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이하 이음센터)가 여성들의 경력을 이어주는 든든한 창구가 되고 있다. 이음센터는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여성 CEO 육성 ‘창업지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준비된 여성 CEO 육성을 위한 창업지원으로, 여성 예비창업자 및 초기 창업자를 위한 사무실 지원사업이다. 사업공간 및 사무실 집기, 공용회의실 등을 지원한다. 올 10월 오픈했지만, 벌써부터 이곳 창업사무실에 입주한 여성 CEO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핸즈플러스는 유현진 이사를 포함한 5인이 만든 협동조합이다. 섬유 관련 천연염색이나 인테리어 디자이너, 주얼리 디자이너 등이 모여 2016년 2월 설립했다. 이 회사는 ‘빛을 담은 스카프’라는 뜻의 브랜드 ‘비채’를 만들어 현대백화점에 납품하고 있을 정도로 성공 기반에 올랐다. 누구나 쉽게 맬 수 있는 스카프는 4만~5만원 대, 천연염색은 7만~13만원 선으로 다양하다. 또 겨울제품들은 20만원 대까지 수십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 이사는 주얼리 디자이너로, 회사를 그만둔 뒤 혼자서 샵을 운영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일을 그만뒀다.

“회사 다녔던 돈으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로 200만원 이상을 내면서 주얼리 샵을 운영했어요. 2년 넘게 했지만, 월 1000만원은 벌어야 운영이 되는데다 저 혼자 하다보니 건강이 많이 나빠져서 2년 여 만에 사업을 접었죠. 2015년 서울시 여성공예디자인협동조합 양성과정에서 5명이 만나 창업을 했습니다.”

여성경력이음센터의 창업지원실 앞 테이블에서 여성CEO들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
핸즈플러스는 처음엔 5명이 각자의 제품을 만들다가 지난해 하나의 제품을 개발해 ‘비채’로 브랜딩하면서 틀을 다져 나갔다. 현재 연 1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들은 처음엔 도곡역 부근의 여성창업플라자에 사무실을 열었다. 월세가 4만9000원 가량으로 매우 저렴해 2년 넘게 지내며 사업 초기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유 이사는 “여성창업플라자에서는 공예디자인 특화된 분들과 함께 거주하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고, 이음센터에서는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을 만나 컬래버레이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정도 규모의 사무실을 얻으려면 월 50만~70만원 정도는 필요할 텐데 이음센터에서는 13만원 대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음센터는 처음 창업을 하는 이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필요한 수업을 골라서 들을 수 있고, 거꾸로 공예교육의 강사로도 참여할 수가 있다. 나중에 교육을 통해 양성한 인재들을 조합원으로 채용할 수도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이곳에 입주한 ‘소통과 공감 사회적 협동조합’(이하 소통과 공감)의 김선희 이사장(53) 역시 이음센터 입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소통과 공감은 지난 2017년 초 김 이사장을 포함한 6인이 창업 후 5~6개월 운영하다가 월세 부담을 못 이겨 문을 닫았다. 올 10월 이음센터 입주를 시작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소통과 공감은 내년에 방과후 학교 위탁운영, 초중학교 자유학기제 진로체험 등으로 본격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창업 후 외부에 사무실을 두고 시작했는데, 월세가 150만원 가량 되다보니 6개월 가량 하다가 더는 버티기가 어렵더라구요. 지금은 월세가 9만원 정도라 초기 창업한 여성 CEO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이곳에서 2년간 기틀을 마련한 뒤 확장해 가야죠.”

현재 이음센터의 창업사무실에는 총 9곳의 여성 CEO들이 입주해있다.

협업사무실은 6곳의 대표들이 함께 지내는 공간으로 월 1만원에 전기료만 납부하면 이용할 수 있다. 독립사무실의 경우, 18.05㎡~26.10㎡ 규모로 3곳이 입주해 있다. 독립사무실의 경우, 월 임대료가 9만~13만원 선으로 저렴하다.

창업지원실에는 약 20곳의 여성대표 기업들이 지원해 사업아이템의 적정성, 사업 의지 및 전문성, 발전가능성 및 지속가능성 등의 검토 후 최종 9곳이 선발됐다. 2대 1이 조금 넘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력단절여성(경단녀)들의 취ㆍ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부분의 여성 관련 센터가 강좌 수강 위주인데 반해, 이음센터는 강좌에 더해 실제 초기 창업자들에게 사무공간을 저렴하게 임대해줌으로써 서로에게 윈-윈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여성 CEO들은 초기 기반을 다지면서 인적 교류, 강사 활동 및 미래 협업파트너를 뽑을 수 있고, 센터에서는 취ㆍ창업 강좌를 들은 예비 취ㆍ창업자들을 여성 CEO들과 연계해 취ㆍ창업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민정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 센터장은 “이음센터가 경단녀들이 다시 취ㆍ창업을 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여성 CEO들이 창업지원실에서 기반을 다져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