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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호 열차 발차!”…기적 울린 남북 철도공동조사 열차
[사진제공=연합뉴스]

-2600㎞ 대장정…南 열차 北 금강산~두만강 첫 운행
-사실상 남북경협사업 첫발…연내 착공식 가능할 듯

[헤럴드경제=도라산 공동취재단ㆍ신대원 기자] “102호 열차 발차!”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외침과 함께 북한 현지 철도 구간 조사에 나서는 남북 철도공동연구조사단을 실은 남측 열차가 30일 도라산역을 출발해 북한으로 향했다.

조사단은 이날부터 내달 17일까지 총 18일 간 2600㎞를 이동하는 대장정에 올랐다.

북한 판문역에서 북측 조사단과 합류해 다음달 5일까지 경의선 개성~신의주 약 400㎞ 구간을 살펴보고, 다시 다음달 8일부터 17일까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약 800㎞를 공동조사한다.

조사단은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당국자와 궤도, 시설, 건축, 신호, 통신 분야 전문가 등 28명으로 꾸려졌다. 북한도 비슷한 규모로 조사단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측 열차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을 운행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남측 열차가 북측 철도를 달리는 것도 지난 2008년 11월28일 개성공단 화물을 실어 나르던 경의선 열차가 멈춰선 이후 10년만이다.

남북은 2007년 5월 경의선ㆍ동해선 열차 시범운행을 가진 뒤 같은 해 12월부터 도라산역과 판문역 간 화물열차를 운행했지만, 북한이 이듬해 통행을 제한ㆍ차단하는 12ㆍ1조치에 나서면서 중단됐다.

지용태 한국철도공사 남북대륙사업실장은 “공교롭게도 오늘이 10년 전 개성공단 화물열차가 중단된 날”이라며 “굉장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시범운행 때 기관차를 몰았던 김재균 기관사는 이날 다시 남측 기관차를 북측 판문역까지 운행하는 임무를 맡았다.

김 기관사는 감회어린 어조로 “10년 동안 열차가 안다녔는데, 녹슨 철길의 녹이 제거되고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열차가 상시적으로 많이 운영돼 우리 겨레가 염원하는 통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측 기관차는 판문역에 도착해 북측 기관차와 교체하고 귀환한다. 북한 지역에서는 북측 기관차가 유엔과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유류 5만5000ℓ를 실은 유조차와 발전차, 객차, 침대차, 침식차, 식수차 등 남측 열차 6량과 북측 열차 3~4량을 연결해 공동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남측 열차 차량에는 ‘서울↔신의주’라고 표기된 이정표와 ‘철마가 달린다! 평화 번영의 미래로’, ‘한라에서 백두까지 철길로 하나되자’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달았다.

남북 철도공동조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첫 남북 경제협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철도공동조사는 남북경협사업 중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협조하에 추진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남북경협사업의 첫걸음인 만큼 내실 있는 조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본격적인 남북 철도연결과 북한 철도 현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동조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연내 착공식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명균 통일장관은 이날 도라산역에서 진행된 환송행사에서 “남북 두 정상께서 합의한 바와 같이 연내 착공식을 개최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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