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챔피언인 디온테이 와일더(33·미국)와 헤비급 통합 챔피언 출신의 타이슨 퓨리(30·영국)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두 선수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열린 WBC 헤비급 타이틀 매치에서 12라운드 혈투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3명의 부심 중 1명은 와일더의 우세(115-111)를 선언했고, 또 다른 한 명의 부심은 퓨리(114-112)의 우세로 채점했다. 나머지 한 명이 113-113 동점을 매기면서 두 선수 모두 커리어 첫 무승부를 기록했다.
와일더(40승(39KO) 1무)는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며 WBC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2016년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챔피언 왕좌에서 불명예스럽게 내려온 퓨리(27승(19KO) 1무)는 3년 만의 챔피언 등극을 노렸으나 무패 기록을 이어간 데 만족해야 했다.
와일더는 퓨리에게 두 차례 다운을 빼앗아냈다. 9라운드에 이어 마지막 12라운드에서 퓨리를 캔버스에 눕히며 스테이플스 센터를 가득 메운 1만7천698명의 관중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두 번의 다운도 경기 초중반에 벌어진 스코어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부족했다. 테크닉에서 한 수 위인 퓨리는 다듬어지지 않은 스타일의 와일더를 상대로 긴 리치와 현란한 스텝으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았다.
퓨리는 12라운드에서 두 번째 다운을 당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일어서 승부를 판정으로 끌고 갔고,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와일더는 경기 후 “두 번의 다운을 빼앗은 내가 명백히 이긴 경기였다”며 “우리는 오늘 밤 모든 것을 쏟아냈다. 전사처럼 싸웠다. 하지만 한 명은 두 번이나 다운됐다. 내가 이긴 경기였다”고 말했다.
퓨리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내게는 원정 경기였다. 비록 두 번 다운당했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이겼다고 믿는다. 하나님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며 판정에 ‘텃세’가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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