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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드루 김, 北과 접촉…대화의지는 확인ㆍ일정의제 조율은 실패
[사진=연합뉴스]

-앤드루 김, 오산공군기지 통해 극비리 방한
-북측과 접촉…의제ㆍ일정 조율은 이뤄지지 않아
-북미, 대화의지 확인
-이달말 CIA직 사임…인수인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미 정상이 북미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이후 북미간 첫 접촉은 다름아닌 ‘정보채널’을 통해 성사됐다. 제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물밑접촉을 해왔던 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북측 협상단과 만난 뒤 4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김 센터장은 실무ㆍ고위급 회담이 이뤄져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 및 일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합의점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ㆍ한미 외교 소식통은 5일 김 센터장과 북측 인사들이 이틀 전 판문점에서 만나 2~3시간 가량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의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며 “북미간 상호 대화의지를 확인했으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조건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서 다른 이해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측에 촉구하고 있는 실무ㆍ고위급 회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실무협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준비하는 수준에서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미측은 실무단계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논의되고 합의가 이뤄져야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이나 공동성명이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분리해 접근해왔다. 지난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회담을 개최한 직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가 ‘강도적 요구’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8월에도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역행하고 있다며 비난성 담화를 공개했다.

이번 접촉은 조심스럽게 이뤄졌다. 북측의 판문점 회동 제안을 받은 김 센터장은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했다. 미 외교당국은 김 센터장의 방한 소식을 판문점 회동이 이뤄진 후 우리 외교라인에 밝혔다. 판문점 접촉에서의 대화는 김 센터장과 거의 카운터파트인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CIA국장으로 역임할 당시 북미 정보채널은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을 중심으로 돌아갔지만, CIA국장직이 지나 하스펠에게 돌아간 이후 북미 정보채널은 김 센터장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미 외교 소식통은 “올해 초 북미 정보채널은 미국과 북한에 연결망이 동시에 있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중재로 성사됐다”며 “서 원장이 김 센터장을 통해 미측과 접촉한 것으로 아는데, 북측에서는 정보당국간 접촉을 할 때에도 ‘급’ 맞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의 카운터파트로 김 부위원장이 아닌 김 실장이 나온 이유가 ‘급 맞추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판문점 접촉에서는 사임을 앞둔 김 센터장의 인수인계 및 인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IA가 내부적으로 발표한 바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이달말 CIA 코리아임무센터장 직에서 사임한다. 김 센터장은 사임 후 스탠퍼드대학교 산하 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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