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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참신하지만 2% 부족한 서울시 주택공급 세부계획
서울시가 26일 내놓은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 및 8만호 추가 공급 세부계획’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치지 않으면서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던 당초의 원칙을 지키기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실제로 이번 계획에는 용적률 상향조정이나 유휴부지 활용 등 뻔하고 단순한 방식 이외에 도로위 주택건설 등 창의적인 방안이 여럿 보인다. 성공 가능성 여부에 앞서 발상의 전환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대표적인 게 기존 부지가 아니라 도로 위에 인공 대지를 만들어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것이다. ‘리인벤터 파리(Rinventer Paris·파리를 재창조하다)’를 모델로 한 ‘리인벤터 서울’은 북부간선도로(신내나들목∼중랑나들목 구간) 위에 2만5000㎡ 면적의 인공 대지를 만들어 1000가구의 공공주택과 문화체육시설을 짓는 것이다. “고속도로로 끊어진 지역 간 생활권이 회복되는 효과도 있다”는게 서울시 설명이다.

경의선 숲길이 끝나는 연희동 일대 유휴부지(교통섬ㆍ4414㎡)와 증산동 빗물펌프장 상부(5575㎡)에 짓는 공공주택(300호)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의 ‘큐브하우스’나 싱가포르의 ‘인터레이스’처럼 창의적인 디자인이 적용될 이 계획 역시 기대감을 높여준다.

관악구 금천경찰서 이전 부지(130호), 광진구 구의유수지(304호)를 육아시설까지 갖춘 신혼부부 특화단지로 만들고, 관악구 신봉터널 상부 유휴부지(280가구)에는 청년 주택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맞춤형 주택공급 사례로 부족함이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언한대로 이번 주택공급계획은 “양적 공급에 치중했던 기존의 공공주택 정책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의 질까지 고려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데까지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전혀 없지는 않다. 교통ㆍ학교 등 기반시설 확충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기존 학교의 증축이나 학생의 자연 감소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들조차 “일부 지역의 사업지연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할 정도다.

참신하지만 2%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한된 부지를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공급방안은 분명 혁신적이다. 혁신은 성공해야 의미가 있다. 경제성 확보가 관건이란 얘기다. 그건 이번 계획에 참여할민간사업자들과 함께 해야 할 일이다.

결국 남은 과제는 2% 부족한 부분을 실행과정에서 채우는 일이다. 민간사업자들의 참여를 북돋울 인센티브 방안에도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내용들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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