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미에 동시 발신된 ‘金의 친서’… 비핵화 동력 살렸다
- 김정은, 트럼프에게도 ‘연하장 성격’ 친서 보내
- 비핵화 동력 ‘불씨 살리기’ 분석… 2019년 2차 북미정상회담 ‘청신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홍석희ㆍ문재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한다’는 의사를 친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과 비슷한 시점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교착 상태 장기화를 타개키 위해 한국과 미국을 향해 동시에 유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2019년 초로 잠정 예정돼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31일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연하장 성격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시각으로는 28일, 한국 시각으로는 29일께”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친서 전달 경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 내 일부 셧다운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친서를 전달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 DB]

청와대도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전격 공개했다. 일부 공개된 김 위원장의 친서는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 각하. 평양에서의 우리의 상봉이 어제 일 같은데 벌써 100여 일이나 지나 지금은 잊을 수 없는 2018년도 다 저물어가는 때가 되었습니다”로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내년에도 남북의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분량은 A4용지 기준으로 모두 2장 분량이다.

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을 향해 거의 동 시간대에 친서를 보낸 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 비핵화 협상 속도가 지연되면서 남북미 사이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란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여전히 탄도미사일을 개발·생산중이고 비핵화 가능성이 낮다는 미국 의회와 조야의 해석이 비등해지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급할 것 없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현재는 협상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연말 ‘친서 외교’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동시에 내년초로 잠정 예정돼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한미에 친서를 동시에 보내 ‘협상 의지’를 재확인시켰다는 설명이다. 특히 외교가에선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를 내기 전엔 별도의 메시지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이를 깨고 연하장 성격의 친서를 대외 메시지로 꺼낸 것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아 29일 공개한 ‘친서’ [사진=청와대]

NBC방송과 폭스뉴스, AP통신 등 주요 언론도 김 위원장의 친서가 신년사에 앞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폭스뉴스는 “북한 지도자는 전통적으로 주요 정책의 결정과 목표를 발표하기 위해 신년연설을 하는데, 이번 친서는 그보다 며칠 전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CNN방송은 “김 위원장이 드문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 그는 내년에 다시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쪽 분량인 김 위원장의 서한은 북미 비핵화 대화가 교착하고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보다 구체적인 메시지는 2019년 신년사에서 나올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이에 따른 반대 급부로 대북제재 해제요구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수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재 해제를 통한 북한 경제 살리기 역시 김 위원장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