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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주목받는 올해의 인물 ①] ‘손잡고 평화로’…신뢰 쌓은 문재인-김정은…‘항구적 평화로’…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

“우리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우리 모두 뜻과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평화번영의 새 시대, 새로운 꿈과 희망이 기다리는 미래로 한걸음 한걸음 보폭을 맞추며 전진해 나아갑시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서서 내놓은 메시지는 한반도뿐 아니라 전세계에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등 신뢰를 구축해가며 벼랑 끝으로 치닫던 한반도정세를 평화와 번영의 큰 물줄기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남북의 두 정상이 2018년 운명공동체로서 영광의 한해를 보냈다는 평가는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2019년 새해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대내외에서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文대통령, 남북관계 성과ㆍ경제문제 곤혹=“한국의 지도자는 세계적인 위기를 막기 위해 외교적 도박을 감행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문 대통령을 ‘2018년 올해의 인물’ 최종후보 5위에 올리면서 평가한 글귀다.

타임은 “문 대통령은 2018년 한해, 한미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미국을 안심시키면서 북한과 신중한 대화를 추구했다”며 문 대통령이 북미가 서로 마주 달리던 기관차의 브레이크를 밟는 것을 도왔다고 평가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아직도 치열한 이데올로기 갈등이 진행중인 국내에서 대북정책으로 비판받는 것과 달리 국제사회의 평가는 후한 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북미대화 속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변하는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 역할을 맡아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외신들도 문 대통령의 올 한해 행보에 대해 극단으로 치닫던 위기의 한반도정세를 화해와 대화 분위기로 전환시키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백두산 천지에 올라 손을 맞잡고,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한 장면은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도 맞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공을 기울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북미협상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내년 초로 상정하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 향방에 따라 최악의 경우 자칫 문 대통령의 노력과 영광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고용ㆍ투자 등 각종 지표에서 적신호가 들어온 경제문제와 이로 인한 지지율 추락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문 대통령이 2019년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한다면 내치는 물론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등 외교적 측면에서도 급격한 리더십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화려한 국제무대 데뷔…끝나지 않은 핵 도박=김 위원장은 지난해 가장 핫한 ‘글로벌 뉴스메이커’였다. 2011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 자리를 승계한 김 위원장은 2017년까지 집권 6년여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단 한차례 정상외교에 나서지 않으면서 ‘정상회담 경험이 없는 희귀한 정상’이라는 조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2018년 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 등을 잇달아 가지며 국제외교무대 한복판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는 육성으로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을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를 전세계에 천명하기도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국제사회에서 수십년간 최대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북핵문제와 관련해 직접 해결의지를 밝힌 순간이었다.

‘꼬마 로켓맨’, ‘노망난 늙은이’, ‘화염과 분노’, ‘괌 포위사격’ 등 위험수위를 넘어선 설전을 주고받던 트럼프 미 대통령과도 만나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실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역시 2019년 쉽지 않는 난제를 극복해야만 한다. 북미대화는 물꼬는 텄지만 교착과 답보를 거듭하면서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에 있어서만큼은 선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며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크게 변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마이너스 성장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 2020년 노동당 창건 75주년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성공적 결산을 위해 2019년을 반드시 성공적인 해로 이끌어야만 한다. 한정된 내부 자원과 강화되는 외부 압박 속에서 활로찾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신대원 기자/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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