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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예측 2019-정치] 북·미 ‘위대한 만남’…성과 못내면 판 깨질 위험
美, 유화제스처에도 제재 지속
北, 先관계개선 後비핵화 고수
미중 무역 넘어 패권경쟁 심화땐
北비핵화 우선순위서 밀릴수도
두 스트롱맨 연초 담판에 기대


2019년 북미 비핵화 협상은 어떻게 흘러갈까. 위대하고도 위험한, ‘고위험 고성과’의 북미대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정상의 파격적 결단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회담에서 두 정상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 [AP연합뉴스]

2018년 랜드마크 이벤트로 기록된 4ㆍ27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6ㆍ12 북미 정상회담, 9ㆍ19 남북 평양 정상회담은 북핵문제와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모멘텀을 마련했다. 그러나 2019년 북미대화가 어떻게 흘러갈 지는 누구도 예견할 수 없다. 진전없는 북미대화 속에서 이뤄지는 남북관계 개선은 팥소 없는 빵과 같다. 남북관계는 국지영역의 신뢰문제인 반면 북미를 중심으로 다뤄지는 북핵문제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정세를 가르는 국제안보 영역의 본질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제재의 틀 안에서의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미대화 동향 가를 3대 변수=한반도 정세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는 동북아 패권경쟁, 북미 스트롱맨들의 결단, 그리고 북미 협상전략이다. 미중간 패권분쟁이 심화될수록 북핵문제는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은 기싸움을 벌일 때 세력균형을 통해 안보전선을 넓혀왔다. 이 때문에 미중 안보ㆍ경제분쟁이 심화될수록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대중외교의 일환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장기과제로 여겨 북미 교착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의 역내 패권분쟁이 심해지면 북미대화는 정체기에 빠졌다.

지난 25년간 유지돼온 북미의 협상전략은 향후 대화진전 여부를 가를 핵심변수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북미 교착국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방법론과 시퀀스(순차)에 대한 입장차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선(先) 비핵화와 후(後) 상응조치’원칙을, 북한은 ‘선(先) 관계개선 후(後)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방한해 미국민에 대한 여행금지 재검토하겠다면서도 “인도적 지원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 비핵화 전까지 제재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관영매체의 개인 논평을 동원해 “비핵화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의미한다”며 선제적 제재완화와 한국 내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주장했다.

하지만 북미 협상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라는 ‘스트롱맨’의 결단으로 달라질 수 있다. 애당초 지난해 북미대화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로 대화가 시작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화통한 협상스타일이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6ㆍ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 해체를 약속했다며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유예를 발표하며 실리적인 양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김 위원장은 침묵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정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대화가 외교적 안전장치 없이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위대하지만 위험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결단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는 결국 내부정세다. 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라는 결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협상을 외교적 성과로 남기려면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험중단을 너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 일단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북한 지도부와 미국 행정조직 모두 대화의지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4일(현지시간) 북한과 대화의지를 재확인했고, 북한도 대화를 깨지는 않고 있다.

북미 내부정세가 두 지도자의 긍정적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핵화 프로세스 시작을 위한 절충점을 모색하려면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중재외교를 통해 북한과 미국에 각각 양보를 촉구했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 큰틀의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 이 때문에 확률적으로 북미대화는 올해 진전과 교착을 반복할 확률이 크다.

그러나 예외는 늘 존재한다. 북미대화는 말그대로 ‘고위험 고성과’(High risk high return)의 작업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파격’의 상징이다. 두 지도자의 파격적 결단으로 북미대화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성공한다면 한반도는 지난 65년 간의 긴장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군사적 긴장감은 지난 2017년보다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1993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불시사찰을 거부하자 한미는 팀 스피리트 훈련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은 비확산체제(NPT)와 IAEA를 탈퇴했고, 한반도는 전쟁 직전의 순간까지 갔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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