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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중 4대 고장…사용법도 몰라”…태양광 휴대폰 충전기 유명무실
서울시, 홍보부족에 관리도 허술
시민들 “취지좋지만 필요 못느껴”


“휴대폰 충전된다더니 작동 되는 거 맞아요? 아무리 해도 안되네”

지난 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태양광 휴대폰 충전기 앞. 박모(70) 씨는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충전 케이블에 휴대폰을 몇 차례 꽂았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약 10분동안 씨름을 해도 작동이 안되자 박 씨는 못내 아쉬워하다 버스에 올라탔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서울시 태양광 휴대폰 충전기가 방치되고 있다. 홍보 부족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을 뿐더러, 충전기 10개 중 4개는 작동이 되지 않는 등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태양광 휴대폰 충전기는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광역버스정류장과 인근 벤치에 총 3개 설치 돼 있다. 기자가 직접 실험을 위해 세종문화회관 앞에 설치된 충전 USB 10개를 사용해보니 이 가운데 4개가 작동이 안 됐다.

충전이 되는 6개도 접촉 불량인지 여러 번 시도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았는지 충전기에는 흙먼지가 앉았다. 케이블을 꽂았다 자칫 합선이라도 될까 우려스럽기도 했다.

시민들은 태양광 충전기가 있는 줄 모르거나 알아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버스를 기다리던 민지영(26) 씨는 충전기를 사용해봤느냐는 질문에 “평소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다녀 사용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급속 충전이 되지 않아 버스 기다리는 동안 휴대충전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분당에 거주하는 박모(50) 씨는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5분, 10분밖에 안돼서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실제 충전을 해보니 유선 충전은 5퍼센트 충전에 10분이 소요됐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충분한 충전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태양광 휴대폰 충전소 보급 전체 사업비는 9100만원이다. 서울시는 서울시의 태양광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태양광 휴대폰 충전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태양광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서 광화문이 서울의 중심이고 상징적인 곳이라 이곳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의 주요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제대로 관리를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주하는 박모(26) 씨는 태양광 충전기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안내문을 읽어보더니 “태양광 아니냐, 읽어보고 알았다”라고 멋쩍어했다. 매일 이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는 장윤정(41) 씨도 “취지는 좋지만 그다지 확대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기윤 기자/sky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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