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장 80% 바꾸며 세대교체
적체 해소하며 장악력은 높여
부원장보 인사 곧 뒤따를 듯
[헤럴드경제=홍성원ㆍ배두헌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임원인사를 건너 뛰고 대규모 부서장 인사를 단행하는 강수를 뒀다. 인사에 저항하는 일부 임원에 대한 강력한 압박인 동시에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금융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1일 금감원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석헌 원장은 이번 인사에서 젊은층을 끌어올려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최대 중점을 뒀다. 전체 국실장급 승진자 30명 중 73%에 달하는 22명이 1966년∼1968년생 부국장 및 팀장이다. 기존 국실장보다 3~4살 가량 확 젊어진 것이다.
세대교체의 공식적 명분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함이지만 젊은 국실장을 새로 발탁한 만큼 윤 원장의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주요국실에 재직하던 부국장, 팀장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 파견을 갔거나 연수중이던 인물들을 대거 중앙으로 불러들여 승진시킨 점도 눈에 띈다. 윤 원장에 의해 발탁된 젊은 피들인 만큼 높은 충성심으로 금융개혁 기조에 혼신의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 원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사표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부원장보 교체의 명분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임원인사 이후 진행돼야 할 국실장 인사를 이례적으로 먼저 단행했고, 과감한 세대교체 의지까지 보인 만큼 부원장보들의 용퇴 압박은 더욱 거세지게 됐다.
신임 부원장보 승진이 유력한 인사는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 김동성 기획조정국장, 장준경 인적자원개발실장 등 셋이다. 9명의 부원장보 가운데 3명 가량은 이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장 직권으로 일부 임원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칼잡이’로 평가받는 이성재 국장은 설인배 부원장보(보험) 자리로 갈 것이 유력시돼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관련업무를 오래 맡았던 장준경 실장의 행보에 관심이 크다. 은행권에서도 오승원 부원장보이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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