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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①노딜②재협상③2차투표 셋 중 하나…글로벌시장 영향은 제한적
현 정부 불신임안 통과 가능성 현재로서는 낮아
EU 재협상, 노딜 브렉시트, 제2차 국민투표 등 시나리오 거론
글로벌 시장 영향은 제한적…불확실성은 확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합의안’이 영국 의회 사상 최대표차로 부결되면서 EU와 영국 간의 브렉시트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날 영국 하원에 상정된 브렉시트 합의안은 반대 432표, 찬성 202표로 부결됐다.

정국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의 후폭풍으로 당장 영국은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정부에 대한 ‘재신임’ㆍ ‘불신임’이라는 갈림길 앞에 섰다. 노동당은 즉각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EU와 영국의 향후 브렉시트 협상 시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영국의 EU 탈퇴 시한이 불과 10주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EU와 영국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EU-영국 간 재협상을 통한 새 합의안 도출, 제 2차 국민투표, 그리고 ‘노딜(no-deal) 브렉시트’ 등이 있다.

▶혼란의 영국 정부…메이 총리 ‘불신임’ 투표 향배는?= 메이 총리에 대한 ‘재신임’ 여부는 향후 브렉시트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이후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합의안을 이끈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불신임안이 통과될 경우에는 조기 총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고정임기 의회법’에 따르면 불신임 투표에서 노동당이 이길 경우 하원은 14일 내에 현 내각이나 대안 내각에 대한 신임안을 표결한다. 이 기간 동안 내각이 신임을 받지 못하면 의회는 해산된다. 조기총선은 25 회기일 내에는 열릴 수 없다.

만약 조기 총선을 통해 현 노동당이 주도하는 정권이 내각을 잡게 되면, 메이 총리가 이끌어온 현재의 ‘브랙시트 협상’은 통째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불신임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낮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민주연합당이 즉각 총리 신임을 지지할 것이라고 표명했고,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유럽리서치그룹(ERG)도 총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그녀(메이 총리)는 적어도 지금은 안전해보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노동당의 정부 불신임안은 반드시 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불신임안 통과가 부결, 현 정부가 신임을 받게 되면 메이 총리는 곧바로 ‘플랜B’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BBC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 합의한 부결 후 메이 총리는 부결일 후 3 개회일 이내인 오는 21일에 플랜B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메이 총리는 “토리당을 비롯해 민주연합당, 이외 각당 지도부와의 건설적인 정신를 통해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협상’, ‘재투표’, ‘노딜 브렉시트’…향후 시나리오는 = 향후 브렉시트 정국에서 영국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브렉시트 발표시한 연장에서부터 노딜 브렉시트까지 다양하다.

먼저 메이 총리가 EU와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때 메이 총리가 할 수 있는 제안은 두 가지다.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EU와 수정합의안을 만드는 것과 오는 3월에 예정된 브렉시트 발효시한을 늦추는 것이다. 다만 전자의 경우 EU와 협상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의회 통과’라는 최적의 결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재협상 테이블에서는 보수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백스톱(Backstop) 조항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백스톱은 EU 회원국으로 남는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놓고, 영국과 EU가 영국을 일정 기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타협한 조항이다. 다만 12월 EU 회원국 정상들은 백스톱 관련 합의에 대한 EU의 법적ㆍ정치적 확약이 필요하다는 메이 총리의 호소에도 관련 재협상을 거절한 바 있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브렉시트 발효시한을 오는 7월까지 연기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정부는 ‘시한 연기’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상태다. 메이 총리는 15일 ”정부는 3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까지 고의로 시간을 늦추는 전략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시나리오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제2차 국민투표에 붙이는 것이다. 앞서 영국은 지난 2016년 제1차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바 있다. 보수당과 노동당 등 상당수 의원들이 국민투표에 찬성하고 있지만, 메이 총리와 코빈 노동당 대표는 재투표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월 메이 총리는 2차 국민투표 요구 목소리에 “브렉시트 재투표는 국민의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모델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노르웨이 모델은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 단일시장 접근은 허용하는 것으로 일종의 ‘소프트 브렉시트’로 불린다. 다만 노르웨이 모델이 브렉시트를 거의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노딜 브렉시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NYT는 “노딜 브렉시트는 핵 옵션(극단적 선택)이나 다름 없다”면서도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시장 영향은 제한적…불확실성은 확대 =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금융 시장 등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향후 브렉시트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도 동시에 높아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16일 블룸버그, BBC, CNBC 등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합의한 부결 이후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상당수 사라지면서 소폭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브루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브루크바 최고 투자 책임자는 “부결로 인해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극적으로 줄었으며, 어떻게든 어떤 종류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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