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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률도 ‘빨간불’…국민연금 개혁 시급
운용수익률 10년만에 마이너스
국내 주식부문 성과 부진 영향
인구절벽도 커다란 위기 요인


홍남기(왼쪽 2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 R&CD 혁신허브에서 열린 제1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모두발언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수소차 보급을 2018년 약 2만대에서 2022년 약 8만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공=기획재정부]

국민의 든든한 노후 버팀목인 국민연금이 사상 유례없는 인구절벽에다 운용수익률 악화까기 겹치면서 기금조기 고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은 더이상 늦출수 없는 과제로 급부상했다.

16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이 -0.57%(연환산 기준 -0.39%)를 기록했다. 기금 운용 연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0.18%)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은 637조360억원으로 9월 말 653조6300억원보다 16조594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국민연금 전체 금융투자의 17%를 차지하는 국내 주식 부문에서 성과가 부진했던 것이 수익률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연초 이후 10월 말까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투자에서 -16.57%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금 운용의 벤치마크(기준점)로 삼는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10월 말까지 17.7% 하락했다. 해외 주식 부문 수익률은 1.64%로 역시 저조했다. 반면 국내 채권 3.86%, 해외 채권 4.66%, 대체 투자 7.57% 등에서는 시장수익율을 웃도는 수익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높은 국내 주식 투자비중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해외 주요 연기금의 자국증시 비중은 1% 안팎에 그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인 일본조차 공적연금펀드 GPIF가 5%대에 불과하고 캐나다 연기금 CPPI는 2013년 7.2%에서 2017년 3.3%로 축소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새로운 지역과 자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갖추어지도록 개편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시화하고 있는 인구절벽도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커다란 위기 요인이다.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95명을 기록했다. 출산율 0명의 시대다. 특히, 국민연금 가입자로 보험료를 내는 생산가능인구는 지난 2017년을 정점으로 이미 줄어들어 내년부터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에 15세 인구(47만4000명)보다 65세 인구(52만6000명)가 많아 생산가능인구는 5만2000명 감소했다. 내년에는 24만3000명 줄고 2025년에는 42만5000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지난해말 내놓은 연금개편안은 재정안정화를 위한 ‘더내고 덜받는’ 정공법을 피해갔다. 결국 기금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율을 더 많이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방법 밖에 없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적게 받고 더 많이 주는’ 기형적인 구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9%)은 미국(13.0%), 일본(17.8%), 독일(18.7%), 영국(25.8%) 등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럼에도 소득대체율(40%)은 42.0%인 독일을 제외하곤 영국(30.8%), 일본(33.9%), 미국(38.7%)보다 높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국민연금이 전 국민 대상의 사회보장제도로서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며 “국가별 연금제도를 평가하는 2018년‘멜버른-머서 글로벌 연금지수’에서 한국은 제도의 지속가능성 등 전 항목에서 D등급을 받아 34개국 중 30위를 기록한 만큼 더이상 개혁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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