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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계 또다른 그림자] 엘리트체육 문제 인사들, 장애인 체육 지도자로 버젓이
-장애인 체육계 “비위문제 공유 잘 안돼” 하소연
-실제 비장애인 출신 지도자, 성희롱ㆍ비하 등 문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엘리트체육 지도자 시절 비위 문제로 퇴출됐던 인사들이 장애인 체육계 등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활동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문제 지도자’는 자리를 옮긴 후에도 성희롱 발언과 장애인 비하 발언을 계속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장애인 체육계에선 유관 단체들 사이 지도자의 비위 문제 자료 공유가 되지 않아 사전에 비위 인사를 차단할 수 없게 구조화 돼 있다고 지적했다.

17일 체육계 등에 따르면 대한 장애인체육회가 지난 2015년 진행한 동계종목 지도자 및 전문인력 선발과정을 진행한 결과 47명의 지도자가 지원했는데, 이중 5명이 훈련비 허위수령ㆍ지도자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당시 진행한 추가모집에는 15명의 지도자가 지원했는데 이중 1명은 ‘허위증빙집행으로 해임된 인사도 있었다.

장애인 체육계 한 관계자는 “2015년의 경우는 법적으로 문제가 된 지도자에 대한 선별이 이뤄졌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비위 문제가 있는 지도자가 온다고 해도 (장애인 체육회가) 알지 못할 수 있다”며 “유관 단체들 사이에서 비위 문제에 대한 자료 공유가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은 장애인 체육 지도자 A 씨를 수사중이다. 비장애인 선수 출신인 A씨는 지난해 열린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을 비하하고 성희롱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 씨는 이천장애인선수촌 훈련 과정에서 장애인 선수들의 몸동작 등 자세를 흉내내거나 성적인 농담을 일삼고 폭언을 한 혐의를 받고있다. A 씨에게는 추행이나 장애인 차별 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인 것은 맞다”면서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애인 체육계는 열악한 재정상황 탓에 지도자나 스태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육회 본부 차원과 광역단체 차원에서 전문 인력을 구성하는데, 자원봉사자 위주로 인력을 구성하다보니 관련 인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일선 체육인은 “상황이 열악한데, 비위 문제가 발견된 지도자가 들어오게 되면 더욱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체육계에 더 선별된 인력이 와야 한다고 충고한다. 박병도 한국국제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교수는 “지체장애인 등 일부 장애인은 성추행이나 폭행 등 사건이 발생했을 때, 비장애인 선수보다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면서 “엄선된 지도자가 지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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