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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의 파트너” vs “불결한 장애물”…日 때 아닌 ‘수염’논쟁
[그래픽=헤럴드경제 모바일섹션]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유난히 청결을 강조하는 민족성을 보여 온 일본에서 수염 논쟁이 한창이다.

논란의 시작은 오사카(大阪) 지방법원이 최근 오사카시 시영 지하철(현 오사카 메트로) 운전사가 수염을 길렀다는 이유로 인사고과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준 것은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NHK에 따르면 오사카 지법은 이달 시영 지하철 운전사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수염을 기르는 건 개인의 자유로 (이를 금지하는 건)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는 위법”이라며 오사카시에 원고에게 40만 엔(약 4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 찬반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서비스업 종사자가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는 건 당연하다”, “서비스업은 다른 업종과 달라야 한다”, “수염을 기르고 싶으면 독립하면 된다”는 등의 비판 의견과 함께 “개인의 자유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건 폭거”, “수염을 기르는 건 개인의 자유”, “향수는 괜찮고 수염은 안 된단 말이냐”라는 등의 찬성 의견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군마(群馬)현 이세사키(伊勢崎)시는 9년 전 “불결하다”는 시민들의 진정을 받아들여 한때 수염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 매체에 “수염을 금지한 지자체”로 소개돼 취재가 쇄도해 조용했던 시골 소도시가 일약 세계적일 주목을 받으면서 ‘수염금지’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단정한 용모와 청결감을 중시하는 백화점업계의 대응이 엇갈리는 것과 반대로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홀딩스는 접객 업무를 담당하는 남자사원의 수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도(江戶) 시대에는 수염 금지령이 내려졌으나 메이지(明治) 시대에는 외국인과의 왕래가 늘면서 ‘야비한 것’에서 ‘문명의 상징’으로 이미지가 바뀌어 왔다. 과거 서양식 복장에 수염을 기른 메이지왕이나 고관 관료들의 모습은 당시의 트렌드를 상징했다.

이렇듯 용맹과 위엄을 상징하던 수염은 2차 대전 이후 경제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깨끗한 ‘면도’가 샐러리맨의 용모가 됐다

또 학생운동이 한참이던 1960년대 반체제의 상징과 히피문화의 영향으로 젊은층은 수염을 길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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