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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에서 부진한 애플, ‘가성비’ 실패가 원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분석
화웨이ㆍ샤오미 등 가성비 높여
애플, 고가정책+무역전쟁 맞물려

[사진=팀 쿡 애플 CEO. EPA]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10년 만에 첫 매출-순익 동반 하락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중국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중국 경제 둔화와 무역전쟁 때문이라기보다는 가성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애플이 중국 토종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중국시장에서의 부진한 아이폰 판매 실적을 밝히면서 그 이유로 중국 경제의 둔화를 들었다. 그러나 중국 토종 브랜드 스마트폰의 약진은 그의 설명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지만, 중국 화웨이와 비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각 23%, 8%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4위는 화웨이, 비보, 오포, 샤오미 등 토종 브랜드가 차지했으며, 애플은 간신히 5위에 머물렀다.

여기에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불어닥친 ‘애국주의’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애플 아이폰의 가성비 문제가 꼽힌다는 지적이다.

아이폰은 일부 모델의 경우 20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이 책정됐지만, 품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이제 중국 토종 브랜드와 큰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소비자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에는 각 사의 경쟁력을 잘 살린 고유한 경영전략이 있다며, 이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 1위로 올라선 화웨이는 ‘값은 싸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중국 스마트폰의 평판을 불식하기 위해 고급화 전략에 심혈을 기울였다.

2016년 독일의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손을 잡고 내장 카메라 품질 향상에 힘썼으며, 지난해 3월에는 세계 최초로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화웨이는 중국에서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세계 1위의 통신장비 제조업체로서 170개 국가와 지역에 구축한 글로벌 영업망도 화웨이 스마트폰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시장 2, 3위인 비보와 오포를 거느린 BBK전자는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제품 다각화에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꼽힌다.

비보와 오포 외에 고급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원플러스’,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소비자 등을 공략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리얼미’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소비자 계층별로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샤오미는 철저한 온라인 집중 전략으로 성공의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 전역에 오프라인 영업망을 구축하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샤오미는 철저하게 온라인 판매를 고집하면서, 그로 인해 절감할 수 있는 판매 비용을 품질 향상과 사양 고급화에 쏟아부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출시된 샤오미의 ‘포코폰’은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급 스마트폰 못지않은 제품 사양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IT 전문가 제이커 리는 “중국 소비자가 해외 브랜드에서 토종 브랜드로 돌아서게 한 것은 결국 토종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향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시장에서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의 견제로 인해 중국 토종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는 상당한 난관이 기다릴 수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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