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英-EU ‘준비 없는 이혼’ 가능성 더 커졌다
메이 “합의 안되면 노딜 갈수도”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PMQ)’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가 아무런 준비 없이 혼란스럽게 이뤄지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영국 의회의 요구에 따라 테리사 메이 총리가 재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EU 측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고, 탈퇴 시점을 늦추는 수정안도 부결된 상황이라 ‘합의 없는 이혼’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CNBC방송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 오후 유럽의회에 출석해 전날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키로 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영국과 EU가 합의한) 철수 합의안은 가장 좋고 유일하게 가능한 것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며, “영국 의회의 투표 결과가 합의안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 의회는 지난 29일 연초에 부결된 테리사 메이 총리와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의 ‘플랜B’와 관련한 7개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재협상을 실시하고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는 안에 대해서는 가결했지만, EU탈퇴 시점을 9개월 연장하는 안은 부결시켰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대해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기 위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안전장치가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영국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반대해왔다.

융커 위원장은 “아일랜드 국경은 EU의 국경이며, 최우선 사항”이라며 “어제 투표 결과는 혼란스러운 브렉시트 위험을 더욱 높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낙관주의자라는 점을 들면서 “영국과 합의할 수 있고, 또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가 전했다.

영국 의회의 표결에 따라 EU와 재협상에 나서야 하는 메이 총리도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30일 하원에 참석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노 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어제 하원은 노딜을 거부하는 수정안을 가결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며, “그저 투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합의가 없다면 노딜 브렉시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은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가결했지만, 정부에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비상대책도 강화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의 프란스 티머만스 부위원장은 EU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에 대한 대책을 소개하면서 EU가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일련의 비상대책을 추가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