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급히 먹으려다 체했나…미중정상회담 불발, 복잡해진 한반도 평화 함수
-美 북미정상회담ㆍ미중정상회담 성과 고심
-“백악관, 북한문제ㆍ무역협상 병합 반대”

이달말 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쇄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불발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하는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합의도 무산됐다. [TASS]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달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해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중정상회담이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2차 북미정상회담과 미중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포함한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개최 및 종전선언 합의라는 시나리오도 물 건너간 분위기다. 이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엔 복잡한 함수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달중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아마도 추후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을 방문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단을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과 김 위원장 만남이 연계될 가능성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앞두고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 가진 오찬에서 이달말 시 주석과 만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북미ㆍ미중정상회담의 연쇄 개최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시 주석 간 3자 회동, 나아가 문 대통령까지 참여하는 4자 정상회담 시나리오의 배경이 됐다.

2월말 미중정상회담 무산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국 간 무역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남북미중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힌 한반도정세 흐름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관계를 지나치게 우리 시각에서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달 미중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는 것은 중국이 아직 더 버틸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미중 간 무역협상에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미국 입장에서는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흡족하지 못할 경우 미중정상회담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반대로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좋을 경우 이를 업적으로 과시해야하는데 미중정상회담에 가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CNBC방송은 미중정상회담 지연 배경에 대해 “중국과 합의를 성사시키려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2월말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도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백악관 관계자들은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바로 미중정상회담을 하자는 중국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이슈를 병합하는 것에 반대하는 쪽으로 조언을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중국의 북한 비핵화 문제의 무역협상 지렛대 활용 가능성을 경계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계된 미중정상회담 불발은 한반도정세의 복잡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논의 과정에서 체제보장과 경제지원 등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지만, 유엔군사령부나 주한미군 문제를 본격 제기할 경우 가뜩이나 복잡한 한반도정세를 한층 더 꼬이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백악관은 중국의 긍정적 역할보다 부정적 영향에 무게를 둔 셈이라 할 수 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