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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미래, 선명한 보수여야”…유승민의 ‘최후통첩’일까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 의원연찬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연찬회 시작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근 7개월만에 당 공식행사에 나서 중도, 진보 등 모호한 정체성을 버리고 개혁보수 노선에 오르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구상은 당 지도부와 호남지역 일부 중진들이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유 전 대표는 1차 기자회견에 이어 당초 예고한 추가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등 감정을 내비친 상황이다.

김관영 바른미래 원내대표는 8일 경기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진행한 1박2일 일정 당 의원 연찬회에서 첫날 회의가 끝난 후 “합리적 중도, 개혁적 보수의 길로 명확히 표시하고 가야한다는 입장, 합리적 진보의 현실을 인정하며 가야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오갔다”고 밝혔다.

개혁보수를 주장한 쪽은 유 전 대표 측이다. 이날 1~2부 토론회 중 1부에서 그는 준비한 자료로 가장 먼저 발언을 시작했다.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이후 당과 최대한 거리를 둔 입장으로, 작심하고 나선 모습이다. 1차 비공개 토론이 끝난 후 유 전 대표는 “제 주장의 핵심은 바른미래가 선명한 개혁보수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보수 재건의 주역이 되자는 것”이라며 “보수도 진보도 좋다, 동시에 보수도 진보도 아닌 애매한 입장으로는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보다 경제, 안보를 잘 챙기고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는 보수야당이 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전 대표 측 주장에 국민의당계 의원들이 반발했다.

특히 박주선 전 대표, 김동철 전 원내대표는 진보축에 있는 민주평화당과의 연대 내지 통합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지금은 융복합의 시대”라며 “보수, 진보 논쟁은 구태의연하고 낡고 허무한 논쟁”이라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는 이학재 의원이 탈당한 후 민주평화당 활동을 하는 비례대표, 의총에 잘 오지 않는 이언주 의원 등을 빼면 23~24명 정도의 작은 당”이라며 “그래서 지지율이 낮지, 당 정체성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선명한 정체성을 주장한 유 전 대표 말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당의 공동 창업주로, 창당 정신을 중도ㆍ보수로 못 박았던 유 전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번 유 전 대표의 입장표명이 바른미래당에게 던진 ‘최후통첩’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뜻이 관철되면 당 내 정치활동 재개, 관철되지 않을 시 당과의 이별에 앞서 포석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자유한국당의 2ㆍ27 전당대회, 내년 총선 등 정치판의 지각 변동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연찬회 결론이 창당정신 회기로 결론나면 불만이 없다”고 밝혔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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