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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미래 ‘끝장토론’ 후폭풍] “유승민 ‘최후통첩’도 안 먹혔다…분당 가능성만 키운 자리”
劉 “이제라도 선명한 개혁보수”
호남중진 “민주평화당과 연대를…”
“결론없어…집안싸움만 부추긴 꼴”


“유승민 전 대표의 ‘최후통첩’도 안 먹혔네요. 분당 가능성만 키운 자리가 아닐까요?”.

바른미래당의 지난 8~9일 의원 연찬회에 나선 당 핵심 관계자의 참여 소감이다. 당은 창당 1주년을 맞아 결속력을 키우고자 이 행사를 열었지만, 되레 집안싸움만 부추긴 꼴이 됐다.

이번 기간 당 지도부와 바른정당계의 유승민 전 대표, 국민의당계의 박주선ㆍ김동철 의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입장차가 좁혀지긴커녕 커지기만 할뿐, 극심한 갈등만 확인됐다. 이 행사가 분당의 신호탄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11일 유 전 대표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당이 이제라도 선명한 개혁보수 노선에 있어야한다는 ‘최후 통첩’을 하기 위해 이 행사에 참석했다. 그가 당 공식석상에 나선 건 근 7개월만이다. 유 전 대표는 이날 발언을 위해 발표문만 몇주 전부터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대표는 토론 첫 주자로 “개혁보수 정체성을 더 선명히 해 제대로 된 보수 재건을 주도하자”며 “낡고 썩은 자유한국당을 대신해 문재인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는 선명한 개혁보수정당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모호한 입장으론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나름의 논리로 바른미래의 정체성 확립에 ‘올인’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계, 특히 호남지역 중진 의원들은 당 외연 확장을 위해 진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반발했다.

박주선ㆍ김동철 의원은 진보계열의 민주평화당과 연대 내지 통합도 거론했다. 특히 김 의원은 유 전 대표를 향해 “국민은 상황 해결을 원하고, 이념에는 관심 없다”며 “개인 의견을 굽힐 수 없는 소신으로 말하면 여기에 왜 왔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은 종료 예정시간을 3시간여 훌쩍 넘긴 자정께 마무리됐다. 누적 시간만 근 6시간이다. 그 과정에서 유 전 대표는 “모욕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국민의당계에서도 수차례 고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대표는 당초 밝힌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등 감정을 내비쳤다. 결국 그 나름의 ‘결단’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토론이 그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은 점을 우회 표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김 의원 등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은 채 토론 자리에서 퇴장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당 최고위원은 만찬 자리에서 “앞으로 유 전 대표를 당 행사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의 화학적 결합은 어렵고, 결국 분당의 불씨만 붙인 자리였던 것 같다”며 “총선에 앞서 지지율이 제자리를 걷는다면 보수ㆍ진보세력 간 대립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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