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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산유국 사우디, 해외 원유·가스 개발…아람코 “세계가 주무대”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 장관이 지난달 9일 리야드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답하고 있다. [로이터]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해외 원유 및 가스 개발에 나선다.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외교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국제 투자금을 유치해 원유 의존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계획에 일부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공개가 예상되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다시금 주력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자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회장인 칼리드 알-팔리는 “우리는 더이상 사우디 왕국의 자원을 바탕으로 사업하는데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가 아람코의 주요 무대가 될 것이다”고 파이낸션타임스(FT)에 전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업체인 아람코는 그 동안 국내 자원 활용에 집중했으며,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한 활동에는 나서지 않았다.

팔리 장관은 아람코가 로열더치셸이나 엑손모빌과 같이 해외에서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국제적인 에너지 기업이 되는 야망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며, 해외 가스나 석유 개발이 아람코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람코의 해외 사업은 먼저 ‘가스’ 개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섹터와 함께 미국 수출 설비에 대한 투자, 호주 등이 주요 투자지로 꼽히고 있다.

사우디가 아람코를 필두로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선 것은 원유 의존 경제구조를 탈피하는 계획이 지연되면서 핵심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원유 의존형 경제구조에 대해 “원유에 대한 위험한 중독”이라며 이를 탈피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해왔다. 2조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역시 그 같은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해온 개혁 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지난해말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러한 개혁의 지속성 여부와 해외 자본 유치에 대한 국제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FT는 로봇에서부터 인공지능(AI)까지 아우르는 스타트업 도시를 세우는 ‘네옴 프로젝트’는 잠시 미뤄졌으며, 사우디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람코의 기업공개도 무기한 연기되는 분위기지만,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의 향상시키고 사우디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아람코의 해외 자원 개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팔리 장관도 “국영 석유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해 아람코의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우리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준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는 지난해 반토막난 국제 원유 가격을 배럴당 80달러 선으로 높이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감산을 지속하고 있다. 팔리 장관은 오는 3월 사우디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980만배럴로 줄어들 것이며, 수출량 역시 하루 690만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사우디를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3% 오른 53.1달러에 장을 마쳤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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