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3.2 혜화역 시위 2차전 전개되나…이번엔 ‘남성약물 카르텔’ 규탄
-재가 되어 잊혀지는 성폭력 피해자…“회색 드레스코드 갖춰 집결할 것”

[사진=다음 카페 ‘남성약물카르텔 규탄시위’]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불거진 ‘물뽕(GHB·감마 하이드록시낙산)’ 논란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약물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로 번졌다. SNS를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인 GHB가 클럽에서 벌어지는 여성 대상 성범죄에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시위 장소가 ‘불법촬영 규탄’ 집회가 열렸던 혜화역으로 정해지면서 혜화역 시위의 2차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카페 ‘남성약물카르텔 규탄시위’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혜화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다. 주최측은 방송통신대 골목길 앞 2개 차로를 시위 장소로 경찰에 신고했다. 위 날짜까지 보름께 남은 시점에서 해당 카페 회원 수는 1800여명을 웃도는 상황이다.

주최 측이 밝힌 이번 시위는 핵심 메시지는 약물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공공연한 여성 대상 약물 범죄 처벌과 ***을 비롯한 클럽, 유흥업소와 경찰 간의 유착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 및 처벌을 하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주장하는 바와도 일맥상통한다. 해당 청원글에는 현재까지 15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들은 무색무취의 약물을 상징하는 회색을 드레스코드로 정했다. 물에 타서 마시면 10~15분 안에 몸이 이완하고 취한 듯 기분 좋아지는 GHB의 성질을 본땄다. GHB는 알콜과 섞어 마시면 의식불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약물이다. 주최측은 또한 이번 드레스코드가 재가 타오르고 남는 회색도 상징한다고 밝혔다. 재가 되어 사회에서 존재마저 잊혀지고 사라져간 피해자를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사진=다음 카페 ‘남성약물카르텔 규탄시위’]

이번 시위는 불법촬영 규탄집회와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을 향한 비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3일 ‘버닝썬’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살피는 경찰 수사책임자가 클럽 내 조직적인 마약 유통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해 한차례 논란이 일었던만큼 경찰과 강남 클럽의 유착 관계 등을 겨냥한 강도높은 비판도 예상된다.

당시 경찰 수사책임자는 마약 유통과 관련해 확인한 정황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생각을 해보라. 상식적으로 몇십억씩 돈을 버는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곧이어 “선입견은 아니고 물론 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겠다”며 말을 바꿨지만 파장은 일파만파다.

3·2 시위 주최측은 “약물범죄 규탄을 위해 어떠한 제재도 없이 손쉽게 약물을 허가한 정부와 약물범죄를 방임한 경찰에게 더이상 약물범죄가 벌어지지 않도록 메뉴얼 재정을 촉구한다”고 시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시위는 앞서 혜화역에서 열렸던 불법촬영 규탄집회가 워마드 관련설에 휘말렸던 점을 의식하듯 특정단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최 측은 ”저희는 어떤 운동권과 여성 커뮤니티에 소속하지 않은 익명의 여성 ‘개인’임을 알려드린다“며 “(앞서 있었던) 카페 내 ’정치색 표출‘에 대한 공지는 타 운동권 단체의 유입과 선동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