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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클럽 신고 모두 ‘코드제로’로 받으라”…경찰청 ‘황당’ 지시 논란
-일선서, “지나친 여론 인식한 결과…현실적으로 불가능”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경찰이 클럽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코드제로’(CODE 0)로 접수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드제로’는 112 신고대응 중 ‘매우 긴급한 사건’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일선 경찰서에선 “모든 클럽 사건을 코드제로로 접수하는 건 비현실적인 과잉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앞으로 클럽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사건에 종류와 상관없이 코드제로로 접수한다. 경찰청은 지난 22일 112종합상황실에 강남, 이태원 등 클럽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사건 종류와 상관없이 코드제로로 접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경찰은 약물범죄 관련 112신고는 긴급도가 높은 ‘코드1’ 이상으로, 약물에 따른 2차 피해가 발생하면 최긴급 사안인 ‘코드0’으로 취급해 관할 지구대ㆍ파출소는 물론 형사ㆍ여성청소년 수사팀 등 관련 부서가 합동 출동하며 초반부터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건의 경중에 상관없이 클럽 신고를 모두 코드제로로 접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112 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사안의 중요성을 판단해 코드 단계를 나눈다. 코드는 0~4단계 모두 5가지로, 이중 ‘코드0’는 가장 위급한 사안을 의미한다.

코드 0로 분류되면 경찰은 해당 사건에 우선적으로 인력을 배치해 집중 수사한다. 따라서 클럽신고를 모두 ‘코드제로’로 접수할 경우 치안 공백 우려가 나온다. 모든 클럽 사건 신고를 ‘코드제로’ 분류하게 되면 다른 사건이 접수됐을 때 배치할 인력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일산 경찰서에선 “경찰청이 최근 버닝썬 사건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취지는 이해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부작용만 우려된다”며 “경찰청이 이번 버닝썬 사건에 대한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과잉 조치를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클럽 사건을 코드 제로에 준하여 신고받겠다는 의미이지 무조건 코드제로로 받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마약류 범죄근절 종합대책회의’를 열고 클럽에서 마약류 신고가 접수될 경우 ‘코드제로’로 대응키로 하는 내용을 최종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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