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넘버3 마저 유죄…성학대 스캔들 속 ‘위기의 교황청’
교황청 내 서열 3위 조지펠 추기경, 성학대 혐의 유죄
연이은 미성년 성학대 스캔들…바티칸을 향한 불신, 비난 여론 높아져
프란치스코 교황, 現 위기 어떻게 돌파할 지 관심

26일(현지시간) 호주 법원에서 아동 성학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조지 펠 추기경 [로이터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끄는 바티칸이 연이은 성학대 스캔들로 전례없는 위기에 내몰렸다.

26일(현지시간) 교황청 내 서열 3위이자 바티칸 재정을 담당했던 조지 펠 추기경이 아동 성추행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에서 열린 미성년자 보호회의에서 “미성년자를 성학대한 성직자는 ‘악마의 도구’”라고 비판한지 불과 이틀 만이다.

교황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원로마저 미성년자 성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교황청을 향한 불신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주 미성년 보호회의가 성학대 스캔들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랐을 것”이라면서 “펠 추기경에 대한 호주 법원의 판결은 그 희망을 무산시켰고, 세계 교회에 큰 방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펠 추기경에 대한 유죄 선고는 교황청의 ‘엘리트’ 역시도 사법의 정의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시사하고 있어 향후 미성년 학대 스캔들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가디언은 “교회 엘리트들이 정의에서 벗어날 만큼 너무 중요하거나 강력하지 않다는 것이 이번 선고가 주는 메시지”라면서 “몇몇 사람들은 펠 추기경이 감옥으로 끌려갈 때 두려움에 떨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바티칸에는 미성년자 대한 성학대 스캔들이 소용돌이처럼 몰아치고 있다.

펠 추기경의 유죄 판결 역시 바티칸이 또 다른 고위인사가 미성년자 성 학대로 성직을 박탈당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난 것이다. 테오도르 맥캐릭 전 워싱턴DC 추기경은 수년간 사제 연습생들을 괴롭혔다는 루머에 휩싸이면서 사제단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교황은 지난해 여름 피해자 중 한 명이 이 사실을 공식화하기 전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내주께는 프랑스에서 성학대 혐의를 은폐하는데 도움을 준 혐의로 기소된 리옹 대주교 필립 바르바랭 추기경에 대한 평결이 예고돼 있다. 지난달 바티칸은 구스타보 잔체타 전 아르헨티나 수교가 성추행 혐의 등으로 사전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4일(현지시간) 미성년자 보호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은 학대 사건에 연루된 세 명의 칠레 주교들에 대한 사임을 받아들였다. 필립 윌슨 전 아델레이드 대주교는 아동학대를 은폐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후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카톨릭교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성년 학대에 대한 통계 역시 바티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독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60년동안 1600명의 성직자들이 3677명의 미성년을 학대한 것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란 네덜란드의 고위 성직자 중 절반 이상이 지난 194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성적 학대를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다. 영국에서는 카톨릭학교에서 수학한 학생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아동 성학대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됐다.

언론들은 결국 성학대 스캔들로 얼룩진 바티칸의 명예를 재건하는 것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손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엘리트주의적 관행, 성직자의 과도한 존경심으로 말미암은 바티칸의 어두운 이면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바티칸 내부의 또 다른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교회의 지배적인 문화를 바꾸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매우 어렵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잃을 것이 가장 많은 사람들로부터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