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트럼프, 김정은 ‘北 비핵화 합의’ 재시도 이뤄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단독 정상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이 된 가운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사람 모두의 오판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두 정상의 담판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추가 협상의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합의 협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하노이 회담에 관여한 당국자 여섯 명의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이전부터 받아들이지 않았던 ‘일괄타결’을 요구했고, 김 위원장 역시 애초에 영변 핵시설 폐기만을 내세워 제재를 해제해 달라는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측에 요구한 건 ‘WMD(대량파괴무기) 완전 동결’과 ‘영변 외 추가 핵시설 폐기’ 등 크게 2가지였다.

이에 NYT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은 과거 미 행정부에서 북한의 반대에 부딪혔던 내용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한 번에 모든 핵무기와 시설을 포기하면, 미국은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마저 이 같은 일괄타결 방식의 비핵화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보고, 북미회담의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신을 능숙한 협상가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일부 참모진의 우려에도, 김 위원장이 보낸 ‘아름다운 편지들’을 보여주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오직 김 위원장과의 친밀한 관계에 의존해 과거 실패 사례를 되풀이한 것이다.

잘못된 판단은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였다.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핵심 제재조항을 해제해달라는 요구사항에 대해 미국 실무협상팀이 이미 반대 의견을 표했지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만큼은 받아줄 수 있다’는 쪽에 모험을 걸었다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장관은 “영변만으로 합의하면 곳곳에 핵 프로그램을 숨겨둔 김정은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북한 실무협상팀은 ‘오직 김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영변 핵시설 내부의 어느 시설을 해체할지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시점까지도 실무협상은 교착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자아(ego)가 나쁜 베팅으로 이어졌다”는 게 NYT의 평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일로드 내셔널리조트에서 열린 미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상응 조치로 경제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만약 우리와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는, 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가질 것”이라며 “하지만 만약 그들이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그것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잘 되면 다른 나라들이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의 논리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미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측을 향해 회담 재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부상은 “우리가 지금 이런 회담에 정말 의미를 둬야 되는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있고, 생각이 좀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아직까지 핵 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 본 역사가 없다”면서 “(북한이 해제를 요구한 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에 관한 제재였다. 그러나 15개월 동안 이를 중단하고 있는데도 유엔이 전혀 해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