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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지는 건 한순간”…文대통령 ‘북미대화 조기재개’ 중재 속도전
-이도훈 본부장 5~7일 방미…북미간 ‘대화동력’ 살리기 나서
-중ㆍ일ㆍ러 대사교체 ‘외교라인’ 재정비…‘돌려막기’ 비난도
-문 대통령 “3월엔 남북군사회담…남북경협 대미협의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9개월만에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꺼낸 발언엔 고심이 그대로 묻어난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핵담판 결렬로 끝나면서 북미간 대화 채널도 닫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다. 문 대통령이 “우리가 중재안을 마련하기 전에 급선무는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재자’ 입장인 문 대통령은 하루 빨리 북미정상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야 한다는 시급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는 이달 안에 남북군사회담을 갖고 9ㆍ19 군사합의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미국과는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방안에 대해 서둘러 협의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도훈 본부장 방미, 북미대화 동력 살리기=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5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북미 중재역 행보에 돌입하는 신호탄 성격이 짙다. 이 본부장은 북미 간 대화의 동력을 잃는 상황을 막고자 조기에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과 함께 이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본부장은 방미 기간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한 남북미간 ‘1.5트랙 협의’ 추진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3강 대사 교체로 ‘포스트 하노이’ 본격화=문 대통령은 이른바 ‘주변 4강’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중국ㆍ일본ㆍ러시아 3개국 대사를 교체할 예정이다. 두달째 공석인 주중대사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일대사는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장 2차장이, 주러시아 대사는 러시아통인 이석배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1ㆍ2차장을 모두 교체한 바 있어 새로운 외교ㆍ안보 진용을 갖춰 ‘포스트 하노이’ 전략을 가다듬겠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주중대사에 내정된 장 전 실장은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남 전 차장 역시 외교ㆍ안보 실무를 도맡았다는 점에서 문재인정부 1기 청와대의 핵심 참모로 분류된다. 다만 장 전 실장은 재벌 개혁 운동에 앞장서 온 경제학자 출신으로, 대중 외교 현안을 다룬 경험은 거의 없기 때문에 ‘돌려막기’,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뒤따르고있다. 남 전 차장도 청와대를 떠난지 일주일도 안된 시점에서 다시 중책을 맡게 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문 대통령 “북미간 오랜 대화교착 안돼”=전날 100분간 이어진 청와대 NSC에서는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하는 외교안보분야 장관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회의에서는 북한이 이번 회담 결과를 평가한 뒤 대미ㆍ대남 전략을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북한의 내부 정치 일정과 상황 정리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이 종국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믿지만 오랜 대화교착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며 “양 정상이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미뤄진 타결을 이뤄내길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북미회담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문 대통령 생각이 많아졌을 것”이라며 “당분간 어렵게 끌어온 북미간 대화가 끊기지 않고 재개될 수 있도록 하는 중재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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