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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국방부 3월 남북군사회담 추진…軍, ‘평화의 戰士’로 거듭난다
-국방부, 4일 남북군사회담 추진계획 청와대에 보고
-4월 김정은 답방-남북 군사공동위 구성 가능성 높아
-사상 최초 군사공동위 출범 자체가 ‘역사적’이란 평가
-문 대통령 “통일 먼 곳에 있지 않아…군사위→경제위”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들이 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NSC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방부가 이달 남북군사회담을 추진함에 따라 올해 비무장지대(DMZ) 모든 GP(감시초소)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 등 지난해 추진해온 군사 현안이 실현될 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과 연계될 것으로 보이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및 가동으로 군 당국이 새 역사를 쓸 지도 관심거리다.

군은 지난달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돼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해 북한 비핵화 및 남북 평화체제를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런 남북군사회담 계획을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남북 간 본격적인 군사회담 논의를 시작했다.

국방부는 우선 오는 4월로 예정된 DMZ 남북 공동유해발굴, 한강하구 자유항행 및 공동 이용 등 비교적 합의 가능성이 높은 사안부터 논의를 시작해 점차 논의의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관측된다.

군은 남북 간 군사대화 재개를 위해 북측에 의사를 타진하고, 회담 수준을 장성급(소장)으로 할 지 실무급(대령)으로 할 지부터 판단할 계획이다.

◆남북, 사상최초 군사공동위 구성 성공하나=남북 간 군사대화의 정점은 남북 군사공동위 구성 및 가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군사 현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군사공동위 구성은 한국전쟁 정전 이후 여러 차례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구성되진 못했다. 향후 사상 최초의 남북 군사공동위가 구성될 지 주목되는 이유다.

국방부는 지난해 9월 19일 평양 남북 군사합의서 체결 이후 지난해 12월 안에 군사공동위 구성 및 가동 의지를 보였지만, 지난해 연말께로 예상되던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계획이 해를 넘기면서 함께 미뤄졌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전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3월 남북군사회담 재개, 4월 김 위원장 답방 및 군사공동위 구성 등이 함께 타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쟁으로 인한 남북 간 적대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군사공동위 구성이 필수라는 인식은 오래 전부터 남과 북 당국자들에 의해 공유돼왔다.

남북은 지난 1992년 2월 남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며 남북 군사공동위 구성을 합의했고, 2007년 11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군사공동위 구성에 합의했다. 지난해 9월 19일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다시 한 번 군사공동위 구성에 합의했다. 이른바 ‘삼세판’을 맞아 군사공동위 구성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군사공동위는 아직 남북 간 앙금으로 남아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천안함 폭침 관련 사과 및 배상 논의 등 양측 모두 첨예한 현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장(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논의에서 남북은 ‘톱-다운’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며 실무적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당장 남북 군사공동위 위원장을 어느 급으로 할 지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상태다.

남북이 1992년 5월 체결한 군사공동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에서 ‘군사공동위 위원장은 차관급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현재도 이를 준용해 우리 측은 서주석 국방차관이 공동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에는 우리 국방차관급에 해당하는 인민무력성 부상이 4~5명에 달해 상대 선정에 있어 남북 간 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우리 측은 북측 인민무력성 부상 4~5명 중 제1부상이 위원장을 맡길 바라고 있지만, 북측 부상들은 각기 맡은 임무가 달라 남북회담이나 군사외교를 맡는 부상의 서열이 부상 중 첫 번째가 아닐 수도 있다. 남측은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일단 북측에 위원장의 급에 있어 특정 요구를 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지만, 군사공동위 구성 타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남북 군 수뇌부 핫라인 개설도 추진…군이 ‘통일’ 징검다리되나=국방부는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군사공동위를 올해 상반기 내 구성 및 가동하고, 분기 1회로 회담을 정례화한다는 목표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추진되는 남북군사회담도 이 업무보고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공동위 가동 후에는 남북 군 수뇌부 간 직통전화(핫라인)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상, 남측 합참의장과 북측 총참모장을 직통 연결하는 전화를 놓는다는 것이다. 한반도 초유의 사건으로, 남북 간 군사 긴장 완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핫라인 설치에 기술적 문제는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현재 동해지구와 서해지구에 구축된 군 통신선로에서 뽑아 쓸 수 있는 회선이 10만회선 가량”이라며 “북측과 합의만 된다면 여기서 회선을 뽑아 언제든 핫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판문점 JSA 민간인 자유왕래를 위한 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현재 유엔사, 남, 북 간에 최종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완료한 DMZ 내 시범 GP 철수에 이어 올해 GP 철수 대상을 DMZ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DMZ 중 남북이 상호 왕래할 수 있는 JSA의 민간인 자유왕래와 DMZ 군사 지역 전 지역 GP의 철수는 남북 관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군사 긴장 완화는 곧바로 한반도의 ‘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도 앞서 군사 긴장 완화가 통일 분위기로 이어지리라는 바람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가 갖게 된 한반도 평화의 봄은 남이 만들어 준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통일도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차이를 인정하며 마음을 통합하고, 호혜적 관계를 만들면 그것이 바로 통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북은 지난해 군사적 적대행위의 종식을 선언하고 ‘군사공동위원회’ 운영에 합의했습니다.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 간에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남북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북일관계 정상화로 연결되고,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안보 질서로 확장될 것입니다.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신한반도체제’를 일궈나가겠습니다. 국민 모두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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