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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칩’ 오늘도 잿빛세상…개구리, 미세먼지에 ‘화들짝’
수도권에 엿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6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에서 바라본 아침 해가 희미하게 떠오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대동강물이 풀리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상 경칩인 6일,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 엿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낮 동안 중국 스모그가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의 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에서 ‘매우 나쁨’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곳곳에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경기남부·대전·세종·충북·전북에서 ‘매우 나쁨’, 그 밖의 권역에서는 ‘나쁨’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나쁨’ 수준이 예상되는 권역에서도 ‘매우 나쁨’ 수준까지 농도가 올라갈 수 있다.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이 오면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선조들은 생각했다. 경칩 이후 갓 나온 벌레와 갓 자란 풀을 보호하기 위해 둑에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땅속에서 쾌청하고 따뜻한 봄의 기운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벌레들이 땅 밖으로 나와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를 들이 마시게 된다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또 선조들은 이날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건강을 바라는 마음에 개구리 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다 먹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엿새째 계속 되고 있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실외활동은 아예 엄두를 못내는 형편이다보니 이마저도 그저 옛날 옛적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어느때부터인지 대한민국의 경칩은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절기상 봄이긴 하되, 화사했던 봄의 풍경 대신 희뿌연 미세먼지만 가득한 ‘달력상의 봄’으로 기억되고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넘어 산업용 방독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 출퇴근과 외부활동을 하는 봄 풍경은 이제 낯설지도 특별하지도 않는 일상이 돼 버렸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서울·경기 북부 등 일부지역에 비 소식이 예고하면서 강수량이 미미해 미세먼지 해소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눈·비가 끝난 이후 북서풍이 불게 되면 이번 미세먼지가 일시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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