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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막후 볼턴 역할론 재조명
-“빅딜문서 생화학무기 포함은 볼턴 아이디어”
-김정은, 볼턴에게 “北에서 유명…같이 사진찍자”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볼턴 보좌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추진 과정에서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대북 ‘슈퍼 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재조명받고 있다.

미 안보사령탑인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북한 이슈에 대한 공개발언을 삼가는 등 북미대화에 있어서만큼은 한 발짝 물러나있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공동선언 없이 막 내린 이후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면서 대북 최대압박을 지속할 것이며 ‘진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빅딜 문서’에 생화학무기가 포함된 것도 볼턴 보좌관의 작품이라는 평가다. 외교소식통은 6일 “대량살상무기(WMD)인 생화학무기가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 핵과는 거리가 있는 사안으로 비핵화와 별도로 풀어야할 문제”라며 “빅딜 구상에 생화학무기가 들어간 것은 볼턴 보좌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고 있는 볼턴 보좌관이 북미관계 전면에 나서는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전날 국회 간담회에서 볼턴 보좌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 ‘양심의 가책 없이 인디언을 죽이는 백인 기병대장’이라고 비난했다.

북한과 볼턴 보좌관 사이의 악연은 뿌리 깊다. 과거 볼턴 보좌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겨냥해 수시로 독재자라고 비판했고, 북한은 ‘흡혈귀’, ‘인간쓰레기’ 등 원색적 비난으로 맞대응했다. 작년에는 북한이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식 해법 발언을 빌미로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며 이미 예정돼 있던 1차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취소를 발표하는 진통을 겪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볼턴 보좌관에게 특별히 사진을 함께 찍자고 제안하며 관계개선을 도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업무오찬에서 볼턴 보좌관에게 ‘북한에서 유명하다’며 북한 내 강경파 사이에서 볼턴 보좌관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WP는 ‘볼턴이 트럼프의 NSC에 두드러진 도장을 찍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볼턴 보좌관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물러난 뒤 강력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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