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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이상기류…美당국자, “개성ㆍ금강산 면제없다”
-美 공식채널로는 “대화준비”, 당국자 발언에선 ‘제재 안푼다’
-대화동력 살리겠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견지
-‘최대압박’ 전술 그대로, 단계적 보상도 No

지난달 27일 저녁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대좌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과 미국이 거의 동시에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안되는 건 안된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 중이다. 경제 제재는 물론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접근에 대한 부정적 입장도 바뀌지 않았다. 북미 대화국면에 악영향을 미칠 이상기류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7일(현지시각) 북한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위한 ‘압박 전술’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면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무부는 같은 날 공식채널로 북한과 대화가 준비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존의 ‘최대압박’ 입장을 버리지 않았다는 강온양면의 메시지를 북측에 던진 셈이다.

이같은 입장은 북한이 미국과 계속 대화하겠다는 제스처를 보낸 지 하루만에 나왔다. 지난 6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북측은 하노이회담 ‘결렬’소식은 빼고 긍정적 결과를 강조했다. “(북미간)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양국관계를 새로운 관계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조선중앙TV는 전했다.

결국 미국이 북한의 대화재개 입장을 받은 직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서 미국 측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제시한 ‘단계적 보상 교환’에 대해 미국은 여전히 ‘노(No)’라는 대답을 거두지 않았단 의미다.

이는 하노이 정상회담 결과를 통해서도 일정부분 짐작된 바가 있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일 새벽 하노이 긴급회견에서 “우리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했다. “미국이 유엔 제재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을 풀어주면 우리는 영변 지구 플루토늄ㆍ우라늄을 포함 모든 핵 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었다고 리 외무상은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의 ‘회담 결렬’을 선언하고 미국행 비행기를 탄 뒤였다. 일주일이 지난 7일 미 당국자가“트럼프 행정부 내 누구도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건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처럼 미국이 제재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는 메시지는 거듭해서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자는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며 “이러한 제재의 확대 여부 결정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 제재 회피가 이뤄지고 있다는 걸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제재가 경제에 참담한 효과를 미치고 있다면서 “경제적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북한)에게 제시한 방향으로 가기로 (북측이) 결심한다면, 그들 앞에 밝은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 측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북미 양국이 입장을 내놓은 국면 속에서도 ‘결단의 방아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는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비핵화와 관련해 중요한 영역의 문제는 여전히 더 다룰 게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대화를 다시 시작할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그 공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코트로 넘어갔다”고 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북한 서해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의 활동 의도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위성 발사도 북한 스스로 선언한 (핵ㆍ미사일 실험) ‘유예’ 방침을 어겼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비공개적으로 논의했을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우주 발사체 발사라 해도 북한이 한 약속에 부합하진 않는다”며 북한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 대해서는 “인프라의 일부이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중대한 부분은 아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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